‘전국체전 6연패’ 이유미 첫 올림픽·첫 메달의 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3일 05시 45분


여자레슬링 국가대표 이유미. 스포츠동아DB
여자레슬링 국가대표 이유미. 스포츠동아DB
예쁘장한 얼굴과 자그마한 체구, 앙증맞은 네일 아트를 자랑하는 이유미(28·칠곡군청·사진)는 여자레슬링 국가대표다. 환한 미소, 조곤조곤한 말투에 막연했던 선입관도 사라진다. 그녀가 레슬링선수라는 것을 알아보려면 고된 훈련으로 조금(?) 거칠어진 손을 맞잡으면 된다.

이유미는 22일 폐막한 제96회 강원도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레슬링 여자 일반부 48kg급(자유형)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6회 연속 정상에 올랐으니 동일 체급에선 국내 적수가 없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유미가 레슬링 입문 10년차라는 점이다.

운동선수는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대부분의 선수들처럼 타 종목에서 전향한 것도 아니다. 입시 체육으로 고교 3학년인 2005년 처음 레슬링에 뛰어들었지만, 성장속도는 대단했다. 2007년 처음 전국체전 3위에 오른 이후 매년 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레슬링 경기가 펼쳐진 강릉체육관에서 만난 이유미는 “우연히 선택한 길이 인생을 바꿨다. 늦게 시작해 열망도 크다. 힘든 만큼 보람과 희열도 대단하다”고 털어놓았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전을 바라는 레슬링계의 기대감은 대단하다. 태극마크를 갓 달았을 때만 해도 훈련 파트너에 가까웠던 이유미가 이제는 정상급 선수가 됐다. 2012년과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권 진입으로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렸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감각을 유지했다.

피나는 훈련의 결실이었다. 하루 2시간씩, 3차례 매트를 뒹구느라 몸이 성한 날이 없지만 고통 자체를 즐겨 지금에 이르렀다. 여자레슬링대표팀 전해섭 총감독은 “(이유미의) 메달권이 꿈이 아니다. 경량급은 충분히 도전할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여자대표팀 김은유 코치도 “꿈과 목표가 확실하다. 순발력이 남다르다. 세계랭킹도 5위권에 가까워졌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올림픽 관문은 멀다. 그녀가 11월 말 2016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도 내년 3∼5월 3차례에 걸친 올림픽 쿼터대회를 넘어야 한다. 여기에 단점도 채워야 한다. 힘과 체력은 밀리지 않아도 10대 이전부터 레슬링을 시작한 외국선수들보다 순간 판단이 뒤진다. 상대의 변칙 기술에 유독 약한 이유다. 이유미는 “돌발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 감각과 센스가 부족한데, 노력으로 최대한 격차를 좁히고 있다”며 “이젠 뭔가 이루고 싶다. 첫 올림픽 출전과 첫 메달까지 다 손에 넣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릉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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