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 기업인 최고 한마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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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CO클럽 설문조사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시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위 올라

“이봐, 해봤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83년 충남 서산간척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시공업체인 현대건설은 거센 물살이 방조제용 바윗덩어리들을 쓸어가는 바람에 공사에 진척이 없었다. 정 명예회장은 해체를 앞둔 대형 유조선을 가라앉혀 물길을 잡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담당자가 망설이자 정 명예회장은 “해보지도 않고 고민하느라 시간, 돈 낭비하지 말고 한번 해봐!”라고 호통을 쳤다. 결국 이 아이디어는 성공을 거뒀다. 공사 기간을 3년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도 ‘정주영 공법’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영인 최고 어록으로 정 명예회장의 말이 뽑혔다. 대기업 전·현직 홍보 책임자들의 모임인 한국CCO클럽이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 간행물 ‘재계 인사이트’ 독자 278명을 대상으로 2주간에 걸쳐 설문 조사를 한 결과다. 한국CCO클럽은 이번 조사 내용을 기초로 광복 이후 70년간 기업인들의 어록을 모은 ‘한국 경제를 만든 이 한마디’를 최근 출간했다.

2위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시오!”가 선정됐다. 1993년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로에 서 있었을 때 이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서 임원진을 모아 놓고 한 말이다. 3위로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꼽혔다.

정상국 한국CCO클럽 회장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 기업인들의 경영철학과 인생관이 녹아있는 어록은 짧지만 강한 생명력을 가진다”며 “청년들이 재계 거인들의 지혜와 열정을 가슴에 품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기업인#최고의한마디#한국cco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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