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사회공헌활동 적극적인 기업에 투자자 몰리는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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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애틀 퍼시픽대와 캘거리대 연구팀은 캐나다의 정유회사 세 곳을 심층 인터뷰했다. 각 회사의 투자유치 담당 임원 9명과 기관 투자가 9명을 인터뷰했으며 CSR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그것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물었다. 또 인터뷰 내용에 기반을 두고 CSR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해 156개 투자기관에 배포했고 31개 기관에서 응답을 얻었다.

조사결과 기관 투자가들이 CSR에 적극적인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첫째, CSR는 기업의 위기 대응능력을 높인다는 인식이다. 기업이 CSR에 참여할수록 지역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기업의 대외 이미지가 좋아지기 때문에 혹시 모를 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타격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둘째, CSR에 적극적이라는 것은 기업의 운영방식이 매우 투명하며 그 결과 더욱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는 하나의 증거로 인식된다. 즉, 단지 도덕적 측면이 아니라 효율적 측면에서도 CSR가 기업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셋째, CSR에 적극적인 기업이 더 많은 시장 기회를 가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CSR로 인해 지역사회, 그리고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더 많은 시장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논리다. 넷째, CSR가 주가를 안정시킨다는 인식이다. CSR에 참여하는 기업일수록 다양한 배경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주가의 극심한 변동을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기업의 CSR는 단기적 시각에서는 이윤 추구와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구결과는 CSR가 단지 가치나 도덕의 영역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기업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업의 CSR 참여가 이같이 철저한 계산적 동기에서 시작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 그러나 CSR의 가치가 시장에서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면 CSR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지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이제 CSR는 기업경쟁력 제고의 관점에서 볼 때 더이상 기업의 ‘책임’이 아닌 하나의 ‘성공 전략’이 돼가고 있다.

김수경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 sookyungki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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