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의 눈] NC 우완 이민호 6회 투입 ‘탁월한 선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2일 05시 45분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6회말 교체 등판한 NC 이민호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6회말 교체 등판한 NC 이민호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이민호 PO 3차전 1.2이닝 무안타 무실점
5-2 팀 리드 안정적으로 지킨 불펜 수호신


NC가 두산에 대승을 거둔 21일 플레이오프(PO) 3차전은 6회말과 7회초가 승부처였다. NC 선발 손민한은 경기 초반 포스트시즌에 엄격히 적용된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역시 베테랑답게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러나 6회말 두산 최주환에게 공 2개를 던진 뒤 중지에 물집이 잡혀 급히 교체됐다. 5-2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흐름이 갑자기 바뀔 수 있는 순간이었다.

NC 불펜에는 좌완 임정호와 우완 이민호가 있었다. 최주환이 좌타자지만, NC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이민호였다. 두산은 갑작스러운 흐름 변화를 파고들어 역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이다. 불펜 싸움도 불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전 또는 최소 동점을 노려볼 수 있는 찬스였다. 큰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 임정호보다는 이민호가 더 안정적으로 느껴졌던 듯하다. 훌륭한 선택이었다.

1차전에서 이민호는 굉장히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급히 몸을 푼 뒤 볼카운트 2B-0S서 타자와 승부를 시작했지만 침착하게 투구했다. 결국 이민호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치면서 팀의 리드를 지켰다. 이날 경기의 결정적 순간이었다. 큰 위기를 극복한 이민호의 역할은 향후 PO, 나아가 한국시리즈에서도 클 것 같다.

NC로선 리드오프를 맡은 2루수 박민우가 2회말 선취점을 지키지 못하는 결정적 실책을 범한 뒤 3회초 다시 역전의 발판을 만드는 안타를 치고 나가 득점한 것도 좋았다.

두산은 7회초가 매우 아쉽다. 결과론이지만 좌완 함덕주가 나성범에게 안타, 에릭 테임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곧장 오현택을 투입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이호준은 무사 1·2루서 번트를 시도했다. 오현택은 NC에도 강했고, 두산 투수 중 번트 수비가 가장 뛰어나다. 등판 시기에 따라 여러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무사만루서 한발 늦게 나오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NC가 승기를 잡는 빅이닝의 희생자가 됐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잠실에서 강한 투수다. NC를 상대로도 잘 던졌다. 그러나 최근 모습은 좋지 않았다. 경기 초반 너무 정교한 투구에 골몰하다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자초했다.

3차전에 앞서 득점 공방전을 예상했고, 6점을 먼저 올리는 팀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2차전에서 NC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투수 로테이션을 살펴봤을 때 양 팀 사령탑도 1∼2점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경기를 지휘했을 듯하다. 이런 흐름 속에 두산은 1회말 무사 1루서 희생번트를 택했다. 기선 제압을 중요하게 생각한 정석적 선택이었다고 본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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