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보상금 30명에 첫 지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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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끌어온 갈등 사실상 해결국면… 권오현 대표 명의 사과문 전달도

삼성전자가 자사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퇴직 임직원과 협력업체 퇴직자 중 백혈병 등 특정 질환 발병자 30명에 대해 1차로 보상금을 지불하고 합의를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8년간 끌어온 삼성전자 사업장 백혈병 문제가 사실상의 해결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보상을 신청하는 서류 제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이달 말이면 보상금 수령자가 5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보상금 지급이 완료된 사람 가운데에는 처음 문제를 이슈화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에 제보한 피해자를 비롯해 산업재해 신청자도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보상을 신청한 사람은 90여 명에 이르며, 이 중에는 협력사 퇴직자들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 퇴직자들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퇴직자들과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보상대상자를 직접 찾아가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개별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사과문에는 “발병자와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 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자 및 가족으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이날 “늦었지만 1차로 보상금이 지급된 것을 환영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 8년이나 끌어온 문제가 첫발을 내디뎌 풀리기 시작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다른 피해자 및 가족 중 아직 신청을 못 하신 분들도 조속히 절차를 밟아 보상받을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가대위는 지난달 18일 반도체·LCD 사업장에서 근무했던 퇴직 임직원과 협력업체 퇴직자 중 백혈병 등 특정 질환 발병자를 대상으로 보상 접수를 시작했다. 신청자가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등 서류를 제출하면 보상위원회가 심사해 개별 보상 내용을 정하고 삼성전자가 이를 바탕으로 당사자와 최종 합의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번 보상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올 7월 제시한 조정권고안의 보상 원칙과 기준을 거의 원안대로 받아들여 인과 관계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2월 31일까지 홈페이지(www.healthytomorrow.co.kr)와 전화(080-300-1436·수신자부담) 등을 통해 보상 신청을 접수하며 보상 신청자가 희망할 경우 변호사 및 노무사 등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지원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백혈병#보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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