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열차에 인문학을 싣고…” 모노레일 테마열차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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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거∼수성못역까지 40분간 이동하며 색소폰 공연-가요 뒷얘기 등 들려줘
남녀미팅 등 30여건 3500명 이용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이용객들이 15일 ‘3호선은 인문학을 싣고’ 주제로 열린 강의를 듣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이용객들이 15일 ‘3호선은 인문학을 싣고’ 주제로 열린 강의를 듣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창밖 도심 풍경을 감상하며 듣는 강의가 색다르죠.”

대구 북구에 사는 박정희 씨(57·여)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인문학 열차를 경험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3호선 개통으로 가까워진 북구 구수산도서관과 수성구 용학도서관이 15일 문화 교류를 위해 마련한 열차에는 60여 명이 참여했다.

북구 팔거역에서 수성구 수성못역까지 가는 40분간 색소폰 공연과 문학평론가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들려주는 대중가요 황성옛터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모노레일 테마열차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1편성(차량 3대)을 빌려주거나 어린이 승객을 위해 만화 주인공으로 꾸민 2편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까지 남녀 미팅과 문화탐방, 프러포즈 등 30여 건의 이벤트 열차를 이용한 승객은 3500명이 넘는다. 이달 말까지 결혼열차 등 5건이 예약됐다.

개통 6개월(23일)을 맞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이용객은 19일 현재 1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환승객도 하루 평균 4700여 명으로 개통 초기보다 17%가량 증가했다. 주요 역세권에 있는 백화점과 전통시장은 신규 고객과 매출 증가 등의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수성구 범물동 종점과 동구 신서혁신도시 구간(13km)을 잇는 연장 사업도 추진한다.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내년 6월에 나오면 2025년 개통이 목표다.

대구도시철도공사의 경영 평가도 긍정적이다. 최근 한국능률협회의 고객만족도 1위와 행정자치부의 지방공기업 고객만족도 2년 연속 1위,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 7년 연속 1위 등을 달성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3호선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1, 2호선을 포함한 운영 적자 개선을 추진한다. 노사는 최근 △인력 운용 효율화 △경비 절감 △수익사업 개발 등 대책에 합의했다. 당초 3호선 개통과 1호선 하양 연장 등으로 190여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했지만 야간 근무와 고객센터 직원 재배치 등을 통해 90여 명을 감축했다. 연간 예산 38억여 원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무추진비 등 최대 20% 비용 절감과 터널 조명 발광다이오드(LED) 교체 등으로 연간 6억 원을 절약할 계획이다.

3호선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7만 명으로 기대치인 15만 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분석 결과 연간 15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1, 2호선의 승객 증가세도 주춤하고 있어 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1, 2호선의 승객 1인당 운송 원가는 2153원이지만 1인당 평균 수입은 682원(31.7%)이다.

이에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내년 상반기 현재 1100원인 요금을 100∼200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승차 거리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이동구간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홍승활 사장은 “경영 혁신과 자구책 실천이 최우선”이라며 “대구시 재정과 시민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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