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김덕홍 전 노동당 부실장 “황정엽, 반 김정일 성향 北 망명정부 세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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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0월 20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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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故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지난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정부를 세우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중앙일보는 함께 탈북한 김덕홍 전 노동당 자료실 부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황 전 비서가 망명 4년만인 지난 2001년 서울 세종로의 미국 대사관을 통해 미국으로 망명하려 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 화해 무드 속에 국정원의 살해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김 씨는 특히 “황 전 비서가 미국행이 성사되면 워싱턴에 반 김정일 성향의 북한 망명정부를 세우려고 했다”고 밝혔다.

황장엽 전 비서가 함께 탈북한 김덕홍 전 부실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금 당장 미국 대사관에 망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이 문제를 미측과 협의하고 방도를 확정하면 좋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황 전 비서의 미국 망명이 국정원에 미리 포착되고, 김덕홍씨와의 접촉이 강제 차단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편 황장엽 전 비서는 1923년 2월 17일 평양에서 태어나 김일성 대학을 마쳤다. 이후 1949년 모스크바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 받기도 했다.

그는 1970년대 북한의 통치 이념인 주체사상을 체계화하고 이를 김일성주의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96년 진행된 모스크바 주체사상 국제토론회에서 “주체사상은 김일성·김정일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것”이라는 발언을 하며 이에 분개한 김정일을 피해 망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장엽 전 비서는 망명 뒤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북한의 실상과 모순, 김정일 주변의 갈등과 비리를 대한민국에 낱낱히 폭로했다. 북한은 황 전 비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끊임없이 그를 암살하려 시도했다.

황장엽 전 비서는 지난 2010년 10월 노환으로 자택에서 숨졌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 stud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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