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홍릉 일대는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시작으로 연구기관이 속속 들어서면서 고도성장을 주도하던 지식집적단지였다. 반경 2km 이내에 박사급 연구인력만 5000여 명이 상주할 정도로 고급인력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이 지방으로 속속 이전하거나 기능이 나뉘면서 성장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급기야 서울시는 4월 홍릉 연구단지의 부활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바이오·의료 연구개발(R&D) 클러스터 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의 홍릉 R&D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19일 KIST, KAIST, 고려대, 경희대, 동대문구, 성북구 등 6개 기관장과 만나 ‘홍릉 일대 바이오·의료 클러스터 조성 공동협력’에 합의했다.
이 기관들은 최근 서울시가 매입한 옛 농촌경제연구원 부지(2만2000여 m²)를 2017년까지 바이오·의료 핵심시설로 조성하는 데 뜻을 모았다. KIST 인근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은 과학을 주제로 하는 ‘사이언스 스테이션’으로 꾸민다. △홍릉 일대 바이오의료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 추진 △바이오 펀드 적극적 투자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한 실행력 강화 등에도 합의했다.
특히 고려대 안암·정릉캠퍼스에는 융복합의료센터인 ‘KU-MAGIC’이 추진된다. 바이러스와 감염병, 미래형 의료기기, 맞춤형 의료, 스마트 에이징 분야를 연구하는 첨단의료과학센터가 들어서고 바이오·의료 분야 창업 초기 기업들이 입주한다.
KIST 북문 주차장 부지(1만1340m²)에는 S&T(Science&Technology) 콤플렉스가 건립된다. 중소·중견기업과 산학연 융복합 R&D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경희대는 후마니타스 암 병원이 들어선다. 진료와 수술뿐만 아니라 인문, 예술을 활용한 환자 치유 기능을 갖춘다. 바이오산업연구원(가칭)도 만들어 줄기세포 연구도 진행한다. 박 시장은 “민간에서 계획하는 구상안이 원활하게 추진돼 홍릉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인력을 중심으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릉 일대뿐만 아니라 국내 첫 민간산업단지인 ‘온수산업단지’도 기술융합형 스마트산업단지로 재정비된다.
온수산단은 1970년 구로구 온수동과 부천시 역곡동 일대에 조성된 구로공단의 배후 산단이다. 현재 운전면허학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터에 2019년까지 200억 원을 들여 기숙사와 어린이집 등 편의시설과 연구개발센터 등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종합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진입도로와 옹벽 등 기반시설을 재정비하고 신축 금지와 증축 제한 같은 불합리한 건축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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