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유형별 훈련… 공주에 첨단 방재교육센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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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연구단지 21일 첫삽… 2200억원 투입 2017년 완공
유해물질 유출-계곡탈출 등 실제상황 대비해 맞춤훈련

2017년 충남 공주시에 문을 여는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 조감도(위쪽 사진). 조감도 속 왼쪽 높은 건물이 15층 높이의 
복합고층화재 진압훈련장이다. 훈련장 각 층에 극장, 대형마트 등을 그대로 옮겨와 다양한 훈련이 가능하다. 민방위체험장(아래쪽 
사진)에는 집중호우로 고립된 계곡에서 야영객을 구조하는 시설 등이 들어선다. 국민안전처 제공
2017년 충남 공주시에 문을 여는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 조감도(위쪽 사진). 조감도 속 왼쪽 높은 건물이 15층 높이의 복합고층화재 진압훈련장이다. 훈련장 각 층에 극장, 대형마트 등을 그대로 옮겨와 다양한 훈련이 가능하다. 민방위체험장(아래쪽 사진)에는 집중호우로 고립된 계곡에서 야영객을 구조하는 시설 등이 들어선다. 국민안전처 제공
고층건물이 즐비한 싱가포르의 민방위학교에는 10층짜리 훈련용 건물이 있다. 높이가 37.5m에 달한다. 건물의 각 층은 훈련 목적에 따라 다르게 꾸며졌다. 지하철이나 선박 노래방 호텔 등의 내부 구조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각각의 재난 상황에 따른 맞춤형 훈련이 진행된다.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와 열화상 카메라가 있다. 훈련과정을 점검하기도 하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1999년 설립된 싱가포르 민방위학교에는 각기 다른 훈련과정이 642개나 된다.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침몰 등 대형 재난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의 재난교육 시스템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배우고 가르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1986년 세워진 충남 천안시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과 중앙소방학교가 사실상 전부다. 이곳에서 소방공무원과 일반 시민 등 연간 10만여 명이 교육받고 있다. 이마저도 시설이 낡아 고층빌딩 화재 등 새로운 형태의 재난은 교육훈련에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실제 상황에서 훈련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2017년 충남 공주시에 문을 열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는 싱가포르 민방위학교나 스웨덴 소방학교를 넘어서는 첨단 재난 교육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 민방위학교 면적(9만 m²)의 4배가 넘는 42만 m² 크기의 땅에 15층 규모의 복합고층화재 진압훈련장(복합훈련장) 등 대규모 훈련 체험시설로 이뤄진다. 21일 기공식이 열리며 2년에 걸쳐 사업비 2204억 원이 투입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시나리오별 맞춤 훈련시설이다. 복합훈련장은 싱가포르처럼 층별로 다양한 화재 상황을 설정해 구조대원들의 현장 대응력을 높일 예정이다. 초고층 건물의 화재진압 훈련도 가능하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처럼 주변 건물로 불이 번지기 쉬운 도심의 밀집형 주거시설도 생생하게 재연된다.

2012년 경북 구미시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처럼 최근 자주 발생하는 유해화학물질 사고에 대비한 훈련시설도 들어선다. 또 집중호우에 대비한 계곡 탈출 훈련, 홍수 수압 체험장 등 다양한 민방위체험시설도 설치될 예정이다. 국민안전처 김인한 교육연구단지 건립추진단장은 “심폐소생, 화재 대피 등 여러 곳에 나뉘어 있던 교육 과정을 한곳에 모아 체험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마땅한 시설이 없어 그동안 이론 중심으로 진행되던 훈련 프로그램은 철저히 실습 위주로 바뀐다. 기존 천안교육장이 이론과 실습을 5 대 5 비율로 가르쳤다면 공주 교육연구단지는 실습 비중을 70%까지 높여 현장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반 시민을 포함한 연간 교육인원은 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 소방관들의 기대는 크다. 전남 나주소방서 김현수 팀장은 “교육단지가 만들어지면 현장에서의 혼란이 사라지고 어떤 화재나 구조 상황에서도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실제 재난상황을 그대로 재연한 교육 훈련장을 기반으로 해 재난관리 전문가와 소방공무원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재난유형#방재교육#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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