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평양 풋살구장 건립” 11월초 방북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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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관계자 동행… 정부에 승인 신청… 통일부 “민간 스포츠 교류” 긍정적

지난해 3월 방북을 추진했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사진)이 다음 달 초 북한 방문을 다시 추진한다. 히딩크 감독 측은 그동안 히딩크재단을 통해 한국에 만들어온 시각장애인을 위한 ‘드림필드’ 풋살 구장의 북한 내 건립과 풋살 경기 개최를 위해 방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풋살은 실내에서 하는 5인제 미니 축구 경기다.

통일부 관계자는 19일 “히딩크 감독이 다음 달 4일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 방북 신청을 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를 통해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평양에 드림필드 풋살 구장 부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외국인이어서 통일부의 방북 허가가 필요 없다. 하지만 한국인 재단 관계자 1명과 동행하고, 풋살 경기장 건립을 위한 물자의 북한 반입을 위해 방북 승인을 신청하기로 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부터 경의선 육로를 통해 걸어서 북한에 가겠다고 했지만 최근 중국을 통해 평양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풋살 경기장 건립을 위한 물자는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육로로 옮길 예정이다. 그가 중국을 거쳐 방북하기로 결정한 배경엔 외국인의 육로 방북에 대한 정부의 거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히딩크 감독의 방북이 민간 스포츠 교류 차원에 해당된다고 보고 방북을 허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방북을 추진하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방북하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올해 5월부터 방북을 다시 추진해 왔다. 통일부는 히딩크 감독이 방북 신청 의사를 밝힌 것은 북한 측의 호응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네덜란드 국적의 히딩크 감독은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던 히딩크재단 사무실을 서울로 옮겨 왔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까지 이끌어 한국에서 영웅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번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가운데 특히 축구에 큰 관심을 보여 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그의 방북에도 큰 관심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양종구 기자  
#히딩크#방북#풋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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