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장관’ 1차 정리… 崔-黃 부총리도 黨복귀 수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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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부분개각]

10·19 개각에선 정치인 장관들을 조기에 내보내 관권선거 시비 논란을 일축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분명히 드러났다. 동시에 임기 후반기 국정과제를 탄탄하게 뒷받침할 실무형 장관과 차관들을 전진 배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이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정치인 장관보다는 개혁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전문 관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전략공천’ 시비로 홍역을 치렀던 박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인 장관의 거취를 서둘러 정리해 불필요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초 9일 개각을 발표하려 했으나 연기됐다.

○ ‘국정 전념형’ 장관

청와대는 이번 개각에서 장관 후보의 최우선 자격 조건으로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에 더해 ‘전문성’과 함께 ‘국정 전념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고 한다. 애초부터 정치인 출신들은 입각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풍부한 경험과 거시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주거안정 등 국토부의 주요 정책과제를 풀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한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도 평생 해수부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관료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해양수산비서관과 해수부 차관을 거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관료 출신 장관들로만 내각이 채워질 경우 정책 추진력이 떨어져 ‘핫바지’ 장관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료들의 복지부동을 제어할 힘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 ‘개혁 공유형’ 차관

6개 부처 신임 차관은 박 대통령의 개혁 가치를 공유하는 인물로 채워졌다. 우선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 중인 교육부 차관에 이영 한양대 교수를 발탁했다. 전임 김재춘 차관은 국정화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전문가인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의 보건복지부 차관 이동은 박 대통령의 복지와 연금 분야를 책임져 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은 김장수 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직계 라인으로 불린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김영석 해수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해양수산비서관 출신이다.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내부 승진했다.

기재부 출신이 국토부 장관과 복지부 차관으로 발탁된 것과 관련해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퇴임 이후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한 사전적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인사 발표에 앞서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장관 후보자와 차관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내정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 인사 발표된 인물들의 출신 지역은 서울이 4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경북 경남 충북 충남 강원이 1명씩이다. 출신 학교는 서울대가 6명, 연세대 한양대 경북대 육사가 각각 1명이다.

○ 남은 3명의 정치인 장관도 순차 교체


최 부총리는 12월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월 3일 역사 교과서 확정고시와 이후 집필진 구성이 끝나면 여의도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후임 장관 물색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개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사퇴 가능성이 거론된다. 교체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은 유일호 국토부 장관과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7개월 단기 장관으로 기록되게 됐다.


○ 장관-차관급 10명 프로필

경제기획원 출신 거시정책통,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옛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정통 경제관료다. 재정경제부 정책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을 거치며 거시경제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이명박 정부 때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으로 공공기관 통폐합과 정원 감축 등 까다로운 업무를 맡아 추진력을 발휘했으며 2013년 3월 조달청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공직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거시경제 정책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주택, 뉴스테이 등 현 정부의 주요 임대주택 정책과 주거복지 정책 수립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독서광으로 소문나 있으며 색소폰 연주 솜씨가 수준급이다.

△경남 함양(58) △대구 대륜고 △연세대 경영학과 △행정고시 24회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차관보 △조달청장

공직 입문때부터 해양관련 업무,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이 신임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되자 부처 내에서는 “적자(嫡子)가 돌아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김 후보자는 해수부가 2013년 부활한 이후 첫 내부 승진 장관 후보다.

1984년 행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한 뒤 해수부 전신인 해운항만청 시절부터 해양 관련 업무에만 종사했다. 해수부에서 해양정책국장을 지낸 뒤 2008년 부처 해체 이후에 국토해양부에서 다시 해양정책국장을 지낼 정도로 관련 분야에 정통하다. 업무에서는 사소한 사안까지 모두 알고 있어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꼼꼼하면서 저돌적.

△충남 아산(56) △천안고 △경북대 행정학과 △미국 시러큐스대 행정학 석사 △2012여수세계박람회 사무차장 △대통령비서실 해양수산비서관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정치인#장관#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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