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대신 관객과 호흡 첫 연기 도전… 매일 설레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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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대 오른 김경란 아나운서… 결혼식 축의금 1억, 남수단 기부

16일 김경란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포장마차를 배경으로 한 무대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6일 김경란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포장마차를 배경으로 한 무대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6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공연장 ‘스텀프’. 불이 꺼지자 소극장을 메웠던 관객들의 시선이 무대로 향했다. 배우 최불암 씨가 예술감독을 맡은 연극 ‘시유어겐’. 무대 속 포장마차 안으로 하루 일과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극 속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 김경란 프리랜서 아나운서(38)였다. 오랫동안 진행했던 KBS ‘사랑의 리퀘스트’ 프로그램 때문인지 대중에게는 여성스러운 외모와 반듯한 말투가 먼저 떠오른다. 이날은 짧은 머리에 때로는 툭툭 무뚝뚝한 남자처럼 말을 던지는 30대 야구캐스터 ‘미진’ 역할을 선보였다. 그에게 변신의 계기를 물어봤다.

“고등학교 때 꿈이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이었어요. 아나운서로 일할 때는 직장이라는 안정된 울타리가 있었고 예측 가능한 미래가 있었지만 지금은 한 치 앞도 모르긴 해서 불안해요. 그래도 매일 아침 설렘으로 시작한다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죠.”

그에게 2010년은 특별한 해였다. 자신의 인생을 그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홍보대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기부와 나눔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자신의 청량한 목소리를 빌려준다. “그런 점에서 ‘사랑의 리퀘스트’가 저의 퇴사를 밀어준 것 같다”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KBS 아나운서를 그만둔 뒤 아프리카로, 아이티로, 스리랑카 캄보디아로 그는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떠났다. 교육이 있다면 나라에 큰 재난이 있어도 아이들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학교가 없는 곳에 학교를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10개월 전 결혼식 때 공개적으로 선언한 결심대로 남수단에 학교를 짓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최근 1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달에는 남수단을 방문해 직접 제작한 스쿨키트 1000개를 수도 주바 시내에 있는 구기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선물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김경란#기부#남수단#축의금#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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