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가 몰고 온 가뭄… 2015년으로 끝나지 않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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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예고된 가뭄, 하늘만 보는 정부
급변하는 한반도 기후변화

중부지방을 목 타게 하는 최악의 가뭄은 올 한 해의 특이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 기후변화 속에서 한반도에 나타나는 이상 기후의 하나로, 지속적인 추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가뭄의 직접적인 원인이 ‘슈퍼 엘니뇨’(적도 인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 탓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올해 유난히 강력한 엘니뇨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에는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다.

과거의 추이를 보면 국내 연간 강수량은 꾸준히 증가해온 반면에 강우 횟수는 감소해왔다.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와 가뭄 피해가 동시에 심화돼온 셈이다. 지역별 강수량의 양극화도 커지고 있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비는 많이 오는데 정작 육지에는 물이 없어지는 현상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가뭄은 더 심각해지고 이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도 현재보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물 부족 현상은 △수질 및 토양 악화 △산불 등 재해의 증가 및 대형화 △농업 생산량 감소 △수력발전 감소 등의 문제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가뭄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한반도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며 동식물의 분포와 식생은 물론이고 농업 해양 산업 보건 등 여러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제5차 기후변화 보고서와 기상청, 환경부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등에 따르면 205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2도에서 최대 4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일수는 5.8일, 열대야 일수는 10.8일 더 많아진다.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현재대로 유지할 경우 21세기 후반(2071∼2100년) 한국의 기온은 현재보다 5.3도 높아지는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이 온대가 아닌 아열대기후에 들어가게 된다는 의미다.

농업 분야에서는 폭염 폭설 한파 폭우 등의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농작물의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첫서리가 늦어져 무상(無霜) 기간이 길어지고 돌발 병해충이 많아지는 가운데, 논농사에서 벼물바구미, 혹병나방, 줄무늬잎마름병, 잎집무늬마름병 등의 피해가 특히 확산될 수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가뭄#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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