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드론처럼 원격조종 무인탱크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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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국의 주력 전차인 T90의 무인(無人)화에 착수한다. 전차 조종석에 원격 조종 시스템을 설치해 전장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공중에서는 무인기가, 지상에서는 무인 탱크가 본격적으로 도입될지 주목된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최근 트위터에 “앞으로 우리에게는 탱크 조종사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온다. ‘월드오브탱크(월탱)’ 게이머가 필요할 뿐”이라는 글을 남겼다. 월탱은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탱크 게임으로 유저가 7500만 명이 넘는다.

그의 말처럼 전쟁이 게임처럼 바뀌게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도 전차 무인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3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최근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신형 전차 아르마타 개발을 완료했다. 아르마타는 3명이 탑승하는 유인 전차이지만, 탱크 내부에 승조원용 강화 격실이 따로 있어 생존율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는 아르마타의 실전 배치와 동시에 도입 20년이 넘어 은퇴가 불가피한 T90을 무인화해 전력 축소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국방 관계자들은 “방어력과 효용성이 떨어지는 전투로봇 개발보다는 이미 실전에서 검증된 탱크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T90 생산업체인 ‘우랄바곤자보드’ 관계자도 정부의 계획을 확인하면서 “현재 T90 무인화를 이루는 데 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주장했다. 개조된 T90은 최소 3마일(약 5km) 밖에서 조종할 것으로 보인다. 탱크 무인화 방침에 ‘월탱’ 유저들은 “실내에 앉아 전쟁을 벌이는 날이 앞당겨진 것 아니냐”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드론#원격조종#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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