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비싼 돈 주고 공연만 보고 가실겁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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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100% 활용법

《 지난 주말 국립무용단의 ‘회오리’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7세 아들과 국립극장을 찾은 주부 최서연 씨(38)는 뜻밖의 경험을 했다. 공연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배가 아프다며 칭얼거리기 시작한 것. 최 씨는 주위 관객에게 폐가 되는 것 같아 공연 관람을 포기하고 나왔다. 그런데 극장의 하우스매니저가 2평 남짓한 ‘모자 동반실’을 친절히 안내해줘 그곳에서 끝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최 씨는 “일반 객석 뒤편에 유리벽으로 격리돼 소음이 새나가지 않는 관람 공간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공연장이 관람객 위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서울 도심의 주요 공연장들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아는 만큼 즐기는 법. 극장별로 100% 활용법을 모아봤다.》

뮤지컬 전용극장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는 무료 만화방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카드홀 앞 전시 공간 네모(NEMO) 1층 내에 허영만 화백의 만화책 280권과 일반 만화책 1만 권을 비치했다. 관객들은 공연 전후로 마음껏 만화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카페 같은 공간에 해먹과 의자 등이 마련돼 있어 휴식 공간으로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블루스퀘어는 카오스재단과 함께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반 3층 이벤트홀에서 ‘빛’을 주제로 한 무료 과학 강연을 열고 있다. 11월 25일까지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윤성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최철희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등 10명의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참여를 원할 경우 카오스재단 홈페이지(www.ikaos.org)나 전화(02-6004-8109)로 신청하면 된다. 회당 300명 선착순이다.

뮤지컬 마니아라면 블루스퀘어의 무료 뮤지컬 DVD 상영회를 추천한다. 사전 신청을 통해 50명 내외의 관객을 받고 있는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뮤지컬이나 인기 뮤지컬의 스페셜 버전 등을 정기적으로 상영한다.

학구파 공연족이라면 국립극장을 적극 활용하자. 국립극장은 공연예술자료실 2개를 운영하고 있다. 공연예술박물관 1층에 위치한 공연예술자료실Ⅰ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공연예술 영상, 음향, 대본, 포스터, 프로그램 등 17만여 점이 비치돼 있다. 국립극장 전속 단체들의 공연 자료와 공연 관련 서적을 열람하고 싶다면 해오름극장 4층에 있는 공연예술자료실Ⅱ를 찾으면 된다. 두 자료실 모두 자료 대출은 안 되고 열람과 복사는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 공연족이라면 국립극장의 무료 셔틀버스가 유용하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국립극장까지 약 500m 구간을 공연 1시간 전부터 40분간 10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40인승 대형버스 3대와 장애인 전용 11인승 소형 버스가 번갈아가며 관객을 실어 나른다. 특히 장애인 전용 버스는 사전 전화 예약 시 공연 직전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02-2280-4114∼6

어린 자녀 때문에 공연 관람을 주저하는 주부를 위해 공연장 내 어린이 놀이방을 둔 곳도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공연을 보러온 관객의 자녀(만 3세 이상∼미취학 어린이)를 돌봐주는 키즈라운지를 오페라하우스 2층에 운영하고 있다. 전담 교사가 배치돼 있으며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공연 종료 시까지 운영된다. 키즈라운지 내에는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국립극장과 충무아트홀도 전담 교사가 상주하는 어린이 놀이방을 극장 내에 운영하고 있다.

충무아트홀 1층 로비 한편에는 ‘충무아트홀 갤러리’가 있다. 연간 전시의 60% 정도가 무료여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호응이 높다. 현재 서울 중구 소재 중앙시장을 배경으로 한 사진전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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