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소프트와 끝내 결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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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8개월 만에 보유지분 전량 15.08% 매각

넥슨은 보유 중인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전량 매각한다. 올해 2월 넥슨이 최대주주로서 경영 참여를 요구하면서 두 회사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지 8개월 만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330만6897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이날 오후 7시까지 수요 파악을 마무리했다. 매각 가격은 15일 종가에서 3.3∼8.4% 낮은 18만∼19만 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액 기준으로 약 6000억 원 규모다. 지분 매각 주간사회사는 모건스탠리다.

넥슨은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로부터 주식 321만8091주(14.68%)를 주당 25만 원(총 8045억 원)에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국내 게임업계 1, 2위이던 두 회사는 미국 게임사인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그러나 EA 인수에 실패하면서 양사의 관계는 악화됐다. 올해 2월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바꾸면서 경영권 갈등이 본격화됐다.

넥슨의 공격에 엔씨소프트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을 백기사로 끌어들였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신주 9.8%를 3800억 원에 인수해 4대 주주가 됐다. 또 넷마블게임즈는 3900억 원을 투자해 엔씨소프트 자사주 8.9%를 인수해 3대 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김택진 대표의 우호지분은 18.83%까지 높아졌다.

시장의 관심은 넥슨이 매각한 엔씨소프트 주식을 과연 누가 샀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주식 15.08%를 구매할 경우 단번에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후 5시경 블록딜을 공지한 뒤 불과 2시간 만에 마감했다는 점에서 넥슨과 구매 의사가 있는 기관투자가 간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미국과 한국 게임업체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샀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기용 kky@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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