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기자의 인저리 타임]득점왕 후보 김신욱 ‘열등생 반’ 덕 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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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북-포항전을 시작으로 스플릿 라운드가 열린다. 이날 부산-광주, 인천-울산의 경기도 있지만 A그룹 경기인 전북-포항전과 달리 두 경기는 B그룹 싸움이다. 3월 5일에 열린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는 클래식 12개 팀 감독 모두가 출사표를 냈다. 하지만 1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는 ‘선택 받은’ 6개 팀 감독만 참석했다. 상위 50%에 포함돼야 우승도 하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티켓도 거머쥘 수 있다. ‘우등생 반’에 못 들면 지난해 성남처럼 FA컵에서 기를 쓰고 우승해야 ACL 출전권을 얻는다.

▷스플릿 라운드는 2012년부터 시행됐고, 클래식 팀이 12개가 된 지난해부터 지금의 방식이 정착됐다. 정규 라운드를 33경기씩 하고 스플릿 라운드는 5경기만 치른다. 그룹 내 다른 팀들과 단판 대결만 남겨 둔 것이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현재 순위 ‘5’라는 숫자는 자존심이 상한다. 1위 전북(승점 68)과의 승점 차가 커서(서울은 54점) 우승은 쉽지 않겠지만 2위 수원(60점) 이하 팀들의 순위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꼭 3위 안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전패를 해도 A그룹 팀은 최소 6위다. B그룹은 전승으로 승점 15점을 챙겨도 7위가 최고다. 반면 선수 개인 기록은 ‘스플릿’과 무관하다. B그룹으로 떨어진 울산의 김신욱이 득점왕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올 시즌 득점왕 후보는 4명으로 압축된다. 14골의 아드리아노(서울)와 김신욱, 13골의 이동국(전북)과 황의조(성남)다. 이 중 B그룹은 김신욱뿐이다. 황의조의 소속 팀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B그룹 팀들은 아무래도 동기 부여가 덜하다. 김신욱이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동기 부여’를 떠나 올 시즌 약한 팀에 강했다. B그룹을 상대로 14골 가운데 9골(64.3%)을 집중시켰다. 반면 아드리아노는 A그룹을 상대로 9골을 넣었다. 특히 수원전에서만 5골을 몰아 넣었다. 올해 기록만 보면 이동국이 가장 불리하다. 그는 대전(4골), 부산(3골), 광주(2골), 울산(1골) 등 B그룹을 상대로 10골을 터뜨린 반면, A그룹 상대로는 서울(2골)과 성남(1골)에만 골을 넣었다. 황의조는 분포가 고르다. 13골 가운데 A그룹을 상대로 6골을 넣었고, 전북전 2득점을 포함해 A그룹 모든 팀에 실점을 안겼다.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한 뒤 B그룹에서 득점왕이 나온 적은 없다. 지난해 전남의 스테보가 B그룹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막판 추격전을 벌였지만 A그룹에서 2골을 넣은 수원 산토스(총 14골)를 넘지 못했다. 2013년 득점 3위 제주 페드로(17골)는 B그룹 스플릿 라운드가 12경기나 됐지만 1골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아직 득점왕 경험이 없는 김신욱은 팀이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덕을 볼 수 있을까. B그룹 경기도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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