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최장수 이만갑, 통일할 때까지 할 겁니다… 北주민 모셔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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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200회 맞는 이진민 PD-장희정 작가의 꿈

곧 200회를 맞는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첫 회부터 함께해온 이진민 PD(왼쪽)와 장희정 작가. 두 사람은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장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채널A 제공
곧 200회를 맞는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첫 회부터 함께해온 이진민 PD(왼쪽)와 장희정 작가. 두 사람은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장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채널A 제공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인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가 18일 200회를 맞이한다. 2011년 12월 4일 첫 방송 후 종합편성채널 가운데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이면에는 이진민 PD(39)와 장희정 작가(40)가 있다. 12일 만난 두 사람은 “북한을 잘 모르던 우리가 4년간 이 프로그램과 함께하면서 북한 강의를 나갈 만큼 전문가가 됐다”며 “‘이만갑’은 출연자는 물론이고 제작진도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이만갑’의 스핀오프(원작에서 파생된 프로그램)인 ‘잘살아보세’도 집필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온 기자가 탈북에 대한 이미지는 ‘이만갑’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하더군요. 탈북 1세대가 귀순용사였고, 2세대가 배고파서 남한에 왔다면, 3세대는 ‘이만갑’ 출연자처럼 걸그룹 ‘소녀시대’를 보고 자유가 그리워서 온 세대들이죠. ‘이만갑’ 성공 이후 탈북을 다룬 프로그램이 많아졌지만 우리가 명가(名家)라는 자부심이 있어요.”(장 작가)

‘이만갑’은 첫 방영 당시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이들의 소망을 타임캡슐에 담아 통일 후까지 보관하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18회부터는 탈북 여성들의 집단 토크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포맷으로 바뀌었다. 이제까지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탈북자 수는 300여 명. 이 PD는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로 신은하 씨를 비롯한 초창기 출연자들을 꼽았다.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산속에서 도끼로 나무하고 쓰레기 더미에서 옷을 주워 입었다는 사연을 들었을 때 충격이 컸었죠. 그랬던 그녀가 첫 회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자리를 지켜줘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이 PD)

두 사람은 경북 경주 출신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짝꿍으로 만나 한 달 전까지 함께 동거했다. 일을 할 때는 먹던 음식을 집어던질 정도로 치열하게 싸우지만 집에 돌아가면 둘도 없는 단짝이다. 푸근한 인상의 장 작가가 넓은 오지랖으로 일을 벌이고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성격이라면, 차분하고 합리적인 이 PD는 주로 장 작가가 벌인 일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정리한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을 묻자 장 작가는 탈북녀를 소재로 한 드라마 ‘평양 신데렐라’(가제)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실향민 재벌이 북에 있는 가족을 찾고, 북에서 찾은 그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가업을 잇는다는 내용이다. 장 작가는 “예능 PD이지만 평소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 PD를 꼭 드라마 PD로 데뷔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PD는 꼭 하고 싶은 프로가 있다고 했다.

“초창기 출연자 가운데 윤아영 씨는 ‘이만갑’을 통해 남한 남자에게 프러포즈도 받고 결혼해 아이 둘의 엄마가 됐어요. 그녀가 그래요. 자기 아이들이 대학 갈 때까지 ‘이만갑’에 출연하고 싶다고. 그때쯤엔 통일이 되지 않겠어요? 통일 후 ‘이만갑’에 북한 사람들을 출연시켜 지금과 다른 포맷으로 만들어 보는 게 꿈이에요.”(이 PD)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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