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영업시간 탄력 운영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최경환 ‘오후 4시 마감’ 발언 이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사가 (한국 외에) 어디 있느냐”고 발언한 이후 은행권이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변형근로시간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변형근로시간제는 법정근로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바쁠 때는 법정근로시간 이상으로 일하고 한가할 때는 덜 일하면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최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변형근로시간제를 도입, 확대하자는 얘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모든 지점의 영업시간을 다 조정할 필요는 없지만 공단, 상가지역 등 필요한 지역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 부총리의 발언 이후 금융계에서 나온 첫 반응이었다. KEB하나은행은 현재 서울 구로동지점과 경기 안산 원곡동출장소 등 17곳에서 변형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고객 편의를 위해 변형근로시간제로 운영되는 특화점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체제 개편과 함께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확대 여부가 결정된 곳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현재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한 특화점포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메트라이프타워 지점 등 오피스 밀집 지역에 평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애프터 뱅크’를 두고 있고, 외국인 고객 밀집 지역에는 주말에도 영업을 하는 외환송금센터를 운영한다.

국내 최대 점포망을 갖춘 NH농협은행도 변형근로시간제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 지점 1170곳 중 218곳은 현재 평일 오후 6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또한 경기 과천시 농협은행 마사회지점은 주말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9시 반까지 문을 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변형근로시간제를 적용한 특화점포를 각각 76곳, 54곳 운영하고 있다. 이 은행들도 최 부총리의 발언 이후 이 제도의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다음 달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소규모 점포 ‘스마트뱅킹유닛(SBU)’의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스마트뱅킹유닛은 은행 직원 2, 3명이 작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태플릿PC로 예금 가입, 대출, 상담 등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의 점포다.

박민우 minwoo@donga.com·신민기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