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좌편향 교사·저질 수업 이대로 두고 봐야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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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을 둘러싼 파장이 증폭되는 가운데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좌편향 교사’의 편파 교육 실상이 드러나 충격을 던지고 있다. 시민단체 블루유니언의 ‘선동·편향수업 신고센터’에 접수된 160여 건을 살펴보면 학교 현장에 만연한 좌편향 교사의 폐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역사 교사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민족 반역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친일파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 ‘역사전쟁’을 보여주며 “결국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은 사회주의”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남쪽 정부는 북쪽의 민주주의를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의 또 다른 고교에서 교사가 정부 비판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공산당이 있으면 나는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는 사례도 나왔다. 천안함 피격과 목함지뢰 사건이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식으로 가르친 교사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의 한 고교 담임교사가 지난달 18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 빗댄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의 강연 영상을 틀어주고 소감을 쓰게 한 것도 황당하다. 동영상에는 “박정희 그때(남로당 사건 때) 죽여 버렸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죠. 우리 언니(박근혜 대통령)는 태어나기도 전이에요. 태어나 보지도 못하는 거였는데 살려줬습니다”라고 말한 대목도 있다. 학교 측은 ‘좌우 인사의 영상을 같이 준비했으나 시험기간이 겹쳐 보수 쪽 영상은 상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궁색한 변명 같다.

이번에 불거진 사례들은 좌편향 교과서뿐 아니라 좌편향 교사가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념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명색이 교육자라는 사람들이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자의적 역사 해석과 막말을 하고 있다면 교단에 설 자격이 없다. 해마다 교사 평가를 하는 학교와 교육 당국은 수준 낮은 교사들을 걸러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폄훼하고 학생들의 수업권을 훼손하는 사례가 시민단체를 통해 밝혀진 것도 심각한 문제다. 교사가 학생 평가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교사의 자율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도를 넘은 편향적, 정치적 수업까지 방관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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