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문순, 사기혐의 수배자 이어 추천 목사도 명예강원지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5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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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사기혐의 수배자 최모 씨(66)를 명예강원지사로 위촉한 사실(본보12일자 A12면 기사)이 논란인 가운데 최 지사에게 최 씨를 소개해준 신모 목사가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명예지사로 위촉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강원도의 ‘명예지사 위촉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 씨의 명예지사 위촉 이유는 최 씨가 원장으로 있는 A 연구원의 도내이전 추진. 하지만 지난해 12월 신 씨를 명예지사로 위촉할 당시 추천 담당과인 강원도 환경정책과는 도의원들에게 신 씨의 위촉 계획을 통보하지 않았다. 강원도 명예지사 운영 조례에 따르면 명예지사 위촉은 추천 담당과가 위촉계획서를 도의회에 보내면 의원들이 이를 심의해 위촉 여부를 결정한다.

강원도가 최 씨의 사기 행적을 ‘주요경력’으로 소개하며 명예지사로 추천한 정황도 확인됐다. 김기홍 강원도의원이 강원도로부터 제출받은 최 씨의 위촉계획서에는 ‘H아카데미 설립’과 그들이 오폐수처리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AMT(물리학적 처리공법) 건교부 신기술 지정 취득(건설교통부)’이 주요 경력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2004년 사기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최 씨의 최종 선고 판결문엔 “H아카데미에서 물연료신기술(맹물연료화프로세스) 기계 내부에 투자자들 몰래 넣어둔 고체연료를 태우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기만했다”고 적혀 있다. 신기술 지정도 “종래의 오폐수처리공법이 함께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신기술 지정(건교부의)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도내 투자유치를 이유로 기업인들을 명예지사로 대거 위촉하다가 정작 이들의 자격요건은 소홀히 검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2년 7월부터 명예도지사를 선정하기 시작한 강원도는 올해 7월까지 37명을 위촉했고 이중 20명이 넘는 인원이 경제인이거나 경제단체 주요 인사들이다.

김기홍 강원도의원은 “명예지사로 위촉된 경제인 중 실제 강원도에서 경제적 성과를 거둔 사람은 드물다. 본래 취지에 맞게 문화, 사회 저명인사들도 균형있게 위촉해야한다”며 “지금 상황에선 (명예지사가)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강원도가 내어준 명패(名牌)일 뿐이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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