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53년 인연… 獨 대통령 ‘파주LGD 투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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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이 초청해 직접 안내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이 14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에게 LG의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이 14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에게 LG의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1962년 서독의 ‘푸어마이스터’사는 금성사(현 LG전자)에 500만 마르크(약 125만 달러)의 차관을 보내줬다. 별도의 보증이나 담보도 없었다. 금성사는 이 돈으로 부산공장 내에 적산전력계(전기 사용량 계산기기) 생산라인을 새로 깔았다. 국내 민간기업 중 독일로부터 첫 차관을 들여온 사례였다. 1967년 방한한 하인리히 뤼프케 당시 서독 대통령은 바쁜 일정을 쪼개 이 공장을 따로 둘러보기도 했다.

LG그룹은 이를 포함해 1960년대에만 독일로부터 3390만 마르크(약 850만 달러)의 차관을 들여왔다. 구자경 당시 럭키금성그룹 회장(현 LG그룹 명예회장)은 1975년 한독경제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양국 경제협력과 관련한 활발한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듬해 서독 정부로부터 유공 대십자훈장을 받았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14일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만난 것은 이런 인연이 바탕이 됐다. 구 회장은 가우크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1960년대에 한국은 전쟁 이후 경제개발을 위한 자본이 턱없이 부족했었다. 독일이 믿음과 신용만으로 차관을 제공해 창업 초기였던 LG전자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독일 기업들과 LG의 협력 관계를 더욱 확대해 독일의 친환경 에너지 및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LG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오찬 이후 가우크 대통령을 경기 파주시의 LG디스플레이 공장으로 초청해 직접 안내했다. 독일 측에서는 다비트 길 대통령실 차관, 마티아스 마흐니크 경제·에너지부 차관 등 독일 경제사절단 50여 명이 가우크 대통령과 동행했다. LG그룹은 구 회장과 함께 안승권 LG전자 사장(최고기술책임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이우종 LG전자 사장(VC사업본부장), 하현회 ㈜LG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대거 나왔다.

구 회장은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투명 디스플레이, 고효율 태양광 모듈, 자동차 부품 등 LG그룹의 첨단 기술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독일이 친환경 정책을 강력히 펴고 있고 세계적 자동차 브랜드들을 갖고 있는 만큼 가우크 대통령도 각 제품에 대한 설명을 주의 깊게 경청했다.

LG그룹은 현재 독일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독일 지멘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올 들어 50메가와트(MW)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독일 기업 에너기퀠레의 신재생에너지 자립마을 구축 사업에 10.8MW급 ESS 배터리를 공급했다. LG전자도 최근 신성장 동력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자동차 부품 산업과 관련해 독일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독일과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최고경영진도 향후 보다 공격적인 협력사업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lg#구본무#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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