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장속으로]주차공간 없어 관광객 불편겪는 ‘용호만 유람선 선착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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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이 길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추진하기로 한 부산 남구 용호만 유람선 터미널과 선착장 사이 횡단보도 변경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동선이 길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추진하기로 한 부산 남구 용호만 유람선 터미널과 선착장 사이 횡단보도 변경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부산에는 해양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책임한 행정에 답답할 뿐입니다.” 12일 부산 남구 용호만 유람선 선착장에서 만난 ㈜삼주그룹 백승용 회장(54)은 “100여억 원을 투입한 관광사업이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부산시는 손을 놓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부산시는 2013년 용호만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6차례에 걸쳐 유람선 사업자 공모를 진행했으나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삼주는 같은 해 11월 7번째 진행된 공모에서 사업자로 선정됐고 당시 부산시는 20개 항목의 행정 및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삼주는 민간사업자로는 국내 처음으로 100인승 캐터머랜 요트 2대를 직접 건조해 투입하고 유람선 터미널인 다이아몬드베이를 운영하고 있다. 요트는 용호만∼광안대교∼누리마루∼해운대∼이기대 코스를 주야간 운항 중이다. 다음 달에는 1대가 추가로 투입된다.

삼주는 당초 부산시가 약속했던 유람선 터미널에서 선착장 사이 6차로 도로의 육교 설치가 예산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횡단보도(건널목)라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건널목이 ‘ㄷ’자 형태여서 동선이 길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부산시는 올해 초 2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아직 공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항의가 이어지자 부랴부랴 최근 횡단보도 변경 설계와 폐쇄회로(CC)TV 및 가로등 발주 작업에 들어갔다. 부산시 관계자는 “횡단보도 변경은 경찰의 허가사항으로 7월에 승인이 났다”며 “올해 안으로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용호만 유람선 터미널에 공용주차장이 마련되지 않아 주말이면 터미널 근처 도로가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용호만 유람선 터미널에 공용주차장이 마련되지 않아 주말이면 터미널 근처 도로가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공용주차장 건립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부산시는 당초 유람선 터미널 근처 용지 6600여 m²를 주민편의 공간 및 공용주차장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올해 초 4억46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손을 놓고 있다. 주민들은 8월 17일 진행된 공청회에서 매연과 소음 문제를 들고 나왔다. 부산시는 민원 제기 아파트가 주차장 용지에서 150∼200m 떨어졌지만 원만한 사업 진행을 위해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2, 3차례 주민설명회를 연 뒤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늦어지면서 주말만 되면 이 일대는 불법 주정차로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하루 평균 200∼500여 명에 달하는 유람선 이용 관광객도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삼주 측은 “터미널에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규모가 작기 때문에 관광객 편의 차원에서 하루빨리 공용주차장이 건립돼야 한다”며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이라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임시로 사용 중인 유람선 접안용 바지선도 검사 기간이 다가오지만 부산시는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검사가 내년 상반기에 진행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예산 확보 등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 회장은 “부산시가 사업을 시작할 때는 당근을 내놓더니 투자가 끝난 뒤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며 “이런 마인드로는 해양관광을 지향하는 부산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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