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현충원에 ‘양성평등화장실’ 생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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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3 비율로 배정… 여성들 배려

국립대전현충원 권율정 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여성 화장실 공간을 크게 넓힌 양성평등화장실 신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 제공
국립대전현충원 권율정 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여성 화장실 공간을 크게 넓힌 양성평등화장실 신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 제공
양성평등은 항상 5 대 5일까? 많은 경우에서 그렇지만 화장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남성과 여성의 화장실 규모를 5 대 5로 배정하는 것은 여성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대표적인 양성 불평등의 사례 가운데 하나다.

여성 화장실 앞에만 길게 줄이 늘어선 공중 화장실의 모습은 그런 불평등의 결과를 잘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공식 행사가 많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현충일 등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각종 행사 때 유족과 참배객들이 대거 찾아오면 상대적으로 여성 화장실이 항상 붐빈다. 가족 단위로 현충원을 찾는 일이 많은데 여성 때문에 가족 전체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런 불편한 장면을 자주 목격해왔던 현충원이 13일 이른바 ‘양성평등화장실’ 운영에 들어갔다. 호국공원을 찾는 유족이나 참배객들의 보다 편리한 화장실 사용을 위해 여성과 남성의 화장실 공간 비율을 7 대 3으로 배정한 화장실을 신축했다. 12일 준공식을 한 현충원 내 국가원수묘역 주차장의 화장실에 이런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권율정 대전국립현충원장은 “7 대 3의 비율로 오히려 평등을 구현했다는 의미로 양성평등화장실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며 “현충원을 찾는 많은 참배객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실제적인 평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갖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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