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터 때리기’ 앞장선 정몽준에 ‘괘씸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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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6년 자격정지’ 중징계 왜

8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64)에게 내린 자격정지 6년의 징계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79)의 부도덕성을 줄기차게 문제 삼아 온 정 명예회장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2월 치러지는 차기 FIFA 회장 입후보를 선언한 정 명예회장은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블라터 회장이 FIFA 수장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FIFA 개혁의 시작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자 FIFA는 지난 일을 다시 끄집어내 정 명예회장을 윤리위에 회부했다. 정 명예회장을 괘씸죄로 몰아붙여 FIFA 회장 출마를 막겠다는 속셈이다. FIFA 윤리위가 정 명예회장에 대해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한국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기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15년, 윤리위 활동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4년 등 총 19년의 자격정지를 심의했었다.

하지만 FIFA 윤리위가 8일 정작 자격정지 6년의 이유로 삼은 건 윤리위를 비난하면서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명예회장에 대한 FIFA 윤리위의 징계가 정 명예회장을 찍어내기 위한 조치라는 건 윤리위에 함께 회부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에 대한 징계 수위를 봐도 알 수 있다.

플라티니 회장은 최근 블라터 회장으로부터 자금 성격이 석연치 않은 돈 160만 파운드(약 28억7000만 원)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스위스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런데도 FIFA 윤리위는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 정 명예회장보다 훨씬 가벼운 90일 자격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정 명예회장은 “뇌물 등의 범죄 혐의를 받는 플라티니 회장이 90일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건 형평성을 잃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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