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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따라라” “춤 춰보라”… 도우미 취급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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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따라라” “춤 춰보라”… 도우미 취급 그만

이샘물 기자 입력 2015-10-09 03:00수정 2015-10-09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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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주제는 ‘직장 에티켓’]<192>女직원들 상사들 요구에 불쾌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김민주(가명·27) 씨는 거래처와의 식사자리에 참석할 때마다 불쾌할 때가 많다. 상사가 상대방의 비위를 맞춘답시고 “오늘 이 자리를 위해 특별히 미녀를 데려왔다”는 말을 곧잘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거래 상대방의 좌석 근처에 일부러 김 씨를 앉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김 씨에게 “네가 한잔 따라 드려야 (상대방이) 좋아하시지 않겠느냐”는 말도 한다. 김 씨는 “엄연히 업무적인 자리인데 마치 나를 기쁨조 취급하는 것 같아서 불쾌했다”고 말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여성을 ‘남성을 위한 도우미’쯤으로 인식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특히 술자리에서 ‘웃자고 해본 말’이라는 명목으로 여성을 도우미 취급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사소한 농담과 스쳐가는 말일지라도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녹아 있다. 아무리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라도 잘못된 사고방식은 누군가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다.

직장생활 2년 차인 박모 씨(25·여)는 팀장이 허구한 날 여사원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도우미 역할을 요구해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여사원들이 나란히 앉으면 팀장은 “예쁜 순서대로 앉았으면 ○○, ○○, ○○ 순이었을 거다”라고 말하고, 술자리에서는 “미인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고 싶다”며 특정 사원에게 술을 따라줄 것을 요구한다. 박 씨는 “마치 여직원의 외모가 남자 상사의 눈요기를 위해 존재하는 줄 아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노래방에서 유독 여사원에게 걸그룹 노래와 댄스를 강요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 씨(27·여)는 부서원들끼리 노래방에 갈 때마다 주변에서 여사원들에게 “걸그룹 댄스를 춰보라”는 주문을 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이 씨는 “남자 사원은 발라드 등 조용한 노래를 불러도 아무 말 안 하면서 유독 여사원들에겐 아이돌 춤을 요구한다. 마치 노래방 도우미 역할을 강요받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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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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