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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피플] 제주 김상원, 윙 포워드 변신이 터닝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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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피플] 제주 김상원, 윙 포워드 변신이 터닝포인트였다

스포츠동아입력 2015-10-09 05:45수정 2015-10-0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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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김상원(가운데)은 4일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팀의 3-2 승리와 함께 스플릿 라운드 상위리그행을 이끌었다. 프로 2년차, 많은 꿈을 이뤄가고 있는 그는 “끊임없이 정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상위 스플릿 이끈 전북전 주인공
조성환 감독 만나 ‘악바리 인생’ 결실

“아버지가 밤늦게 불콰한 얼굴로 집에 돌아오셨는데….”

며칠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살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현대의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33라운드. 제주 김상원(23)은 킥오프 1분 만에 첫 골을 뽑은데 이어 전반 16분 추가골로 팀의 3-2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제주의 기적이 그에게서 시작됐다. 스플릿 라운드 상위리그(1∼6위)에 오르려면 꼭 이겨야 했던 한 판. 그것도 자력으론 불가능했다. 32라운드까지 제주는 인천 유나이티드에 승점 2가 뒤진 채 7위에 랭크돼 있었다. 골 득실도 상당히 벌어져 있어 모든 여건이 불리했다. 그런데도 해냈다. 김상원의 2골로 앞선 제주는 후반 2골을 내줬지만 성남FC 원정에 나선 인천이 0-1로 지고, 후반 43분 로페즈의 결승골이 터지며 6강 막차를 탔다. 평생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한 김상원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좌절을 딛고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2015시즌은 김상원에게 특별한 시간이다. 서귀포에서 나고 자란 그는 대부분 학창시절을 제주에서 보냈다. 프로 선수를 꿈꾸기 시작했을 때부터 한 순간도 제주 이외의 K리그 팀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


“제주 유스로 뛰며 ‘감귤 색(제주 상징) 유니폼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제주 일원이 되고도 ‘정말 할 수 있나’란 의문이 들었다. 내 실력을 항상 의심했고, 자신감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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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프로에 데뷔한 2014시즌은 혹독했다. 큰 꿈을 품었지만 김상원은 2군에 머물렀다. 딱 1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소득도 있었다. 새 길을 열어준 스승을 만났다. 당시 2군 선수단을 이끈 이가 현 사령탑 조성환(45) 감독이다. 조 감독은 김상원을 볼 때마다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할 수 있어. 자신을 믿고 주변의 모든 걸 빨아들여.”

정말 그렇게 했다. 팀 훈련은 물론, 개인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도 악바리처럼 땀을 흘렸다. 베테랑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배웠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수 없이 했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이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터닝 포인트

스승은 제자를 잊지 않았다. 올 시즌 1군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김상원을 호출했다. 아마추어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본 ‘왼발잡이’ 김상원은 왼쪽 풀백으로 전환했다. 조 감독은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윙 포워드였다. “2가지 포지션을 동시 준비했다. 혼란스럽긴 했다. 측면 수비 전환은 내가 먼저 건의를 한 부분인데 최적화되기까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기우였다. 오히려 터닝 포인트였다. 맞는 옷을 입자 출전횟수와 출전시간이 늘었고, 착실히 공격 포인트도 쌓였다. 20번째 출격인 전북전 2골로, 3골·3도움이 됐다.

올 시즌을 시작할 때 김상원의 마음 속 목표는 15경기 출전에 3골·4도움이었다. 스플릿 라운드(5경기)에서 1도움만 추가해도 모든 걸 이룬다. 하나 더. 늘 자신 없던 오른발로도 골 맛을 봤다.

“우리 팀이 ‘인생 경기’를 했다는데, 나도 ‘인생 경기’를 했다. 지금껏 경기 영상만 50번은 넘게 봤다. 아들 경기를 보고 기분 좋게 지인과 소주잔을 기울이고 돌아오신 아버지를 보며 ‘축구하길 잘했다’ 싶었다. 뭔가 가로막던 틀을 깨고, 껍질도 벗었다. 이제 나도 팀도 큰물에서 정진할 일이 남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노려보겠다. 불가능은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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