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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2015~2016시즌 개막 특집] 더 이상 ‘몰빵 배구’는 없다…현대건설의 토털 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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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2015~2016시즌 개막 특집] 더 이상 ‘몰빵 배구’는 없다…현대건설의 토털 배구

스포츠동아입력 2015-10-09 05:45수정 2015-10-0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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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특급용병 폴리 라히모바를 영입하고도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에 울었다. 양철호 감독(왼쪽)은 “토털 배구”를 표방하며 빠르고 다양한 공격 패턴과 탄탄한 수비의 팀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2. 전원공격·전원수비의 현대건설

양효진·한유미·황연주 모두 15득점 이상 목표
다양한 득점루트 활용·적극적 공격 가담 주문

김주하 리베로 전환 등 고질적 수비 불안 해소
튼실한 수비·리시브 능력 새 용병 에밀리 기대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아제르바이잔 국가대표 폴리 라히모바를 영입하며 우승을 기대했다. 국제배구시장에서 특급으로 평가받던 선수를 데려오면서 큰 돈을 투자했기에 그동안 잘해왔던 양효진, 황연주가 거들어주면 2번째 별을 유니폼에 달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기대만큼 공격은 좋았다. 득점, 서브, 블로킹 부문에서 현대건설은 최고였다. 그러나 다른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리시브와 디그 수비에서 꼴찌였다. 범실은 누구도 따르지 못할 정도였다. 가장 범실 없는 경기를 펼친 IBK기업은행(543개)보다 149개를 더 한 692개를 기록했다. 수비 불안정 때문에 세트마다 전혀 다른 팀이 경기하듯 플레이가 들쭉날쭉했다. “마치 작두를 타는 것 같다”고 했던 구단 관계자의 표현대로였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의 실수 속에서 많은 교훈을 얻고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토털 배구와 수비, 그리고 리시브가 새 시즌 현대건설의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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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선수 중심의 배구보다는 모두가 득점하는 토털 배구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요즘 “토털 배구”를 입에 달고 산다. 연습경기 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에 이겼더라도 특정선수에게 공격이 몰렸다면 지적을 잊지 않았다. 양 감독은 “이런 배구로는 시즌에 못 이긴다”며 다양한 득점 루트 활용과 모든 선수의 공격 가담을 주문했다. 폴리에게 공격이 집중됐던 지난 시즌, 양효진과 황연주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팀의 장점이 사라져 폴리가 막히면 갈 길을 찾지 못했던 배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외국인선수로 서브 리시브가 탄탄한 에밀리 하통을 낙점한 이유다. 빠르고 다양한 공격과 탄탄한 수비의 팀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공격 부문 통산기록 선두 황연주의 역할을 늘리고 양효진, 김세영이 중앙에서 공격의 다양성을 최대한 유지해주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김세영의 많은 공격 득점이 눈에 띈다. 김세영은 늦게 떠서 빨리 때리는 ‘엇박자 공격’으로 쉽게 득점하고 있다. 플레잉코치로 승격한 한유미도 이전보다 공격 파워가 붙었다. 지난 시즌 폴리가 기록했던 경기당 33득점을 김세영, 한유미, 황연주는 물론 다른 공격수들이 골고루 나눠가지면서 각자 15득점 이상을 해주는 토털 배구가 목표다.

● 고질병 리시브와 수비 불안 해결방법은?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김세영, 한유미 등 베테랑을 영입해 높이를 보강했다. 양효진에 폴리까지 버텨 가장 높은 벽을 쌓았지만 완벽하지 않았다. 디그와 서브 리시브에서의 약점이 팀을 흔들리게 했다. 한 번 실점이 나오면 연속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공격 범실도 많았지만 수비에서의 범실은 뼈아팠다. 양철호 감독은 시즌 준비 과정에서 리시브와 수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에밀리는 그런 면에서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에밀리의 가세로 리시브가 안정됐다.

수비는 과거보다 촘촘해졌다. 리시브 능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은 김주하를 제2의 리베로로 전환시켜 김연견과 함께 안정감을 더 했다. 고유민의 성장으로 레프트에서 정미선, 한유미 등 3명이 돌아가면서 장점을 살릴 수 있게 된 것도 반갑다. 황연주의 공격 능력을 살리는 포메이션도 준비했다. 아직도 황연주가 서브 리시브 가담에서 불안감을 노출해 보완은 필요하다. 황연주가 라이트에서 제 역할만 해주면 좌우와 중앙의 균형이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팀 전술 변화와 시즌 구상

지난 시즌에 비해 낮고 빠른 토스의 배구를 한다. 폴리보다 높이는 떨어지지만 스피드가 앞서는 에밀리의 장점을 살리고, 세터 염혜선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이다영과 경쟁을 펼치는 염혜선은 세트 플레이에서 장점이 많다. 높게 올려주는 토스보다는 빠르고 낮은 토스를 선호한다. 염혜선은 “지금 같은 플레이가 편하다. 높게 올려주는 토스는 아무래도 세터들에게는 힘들다”고 말했다. 사실 염혜선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 강한 멘탈이다. 비시즌 동안 전문세터코치가 염혜선의 자신감을 높여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은 최근 허리가 좋지 않아 양철호 감독이 애를 태우고 있다. 많은 이들의 기대치는 높지만 아직은 팀플레이에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하는 데다 토스가 거칠고 날리는 약점도 있다.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줄 문제다. 서브와 블로킹 능력이 좋아 올 시즌에도 염혜선과 함께 경쟁한다. 팀 상황과 상대팀의 특성에 따라 선발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경기 도중에 나갈 경우 자주 허리 이상을 호소해 양 감독은 고민한다.

양효진에게도 달라진 팀플레이에 따라 한 박자 빨리 낮게 때리는 공격을 주문했다. 월드컵 도중 부상을 당해 아직 세터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지만 김세영, 양효진의 낮고 빠른 중앙공격 비중을 높여 양쪽 날개공격의 성공률도 함께 높이겠다는 것이 양 감독의 복안이다. 전체적으로 빠르지만 낮은 공격과 높은 블로킹, 강한 서브로 상대의 리시브를 흔들어 현대건설의 페이스로 경기 흐름을 이끌어가는 것이 시즌을 관통하는 전술이다.


● 5명을 내보낸 대신 그들의 몫은 선수들에게 돌려준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후 5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양철호 감독은 반대했지만, 구단은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를 잡아두는 것보다는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다”며 밀어붙였다.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구단은 남은 선수들을 위해 당근도 내놓았다. 팀을 떠난 5명의 연봉을 인센티브 기금으로 모아뒀다. 선수들 모두에게 시즌 목표를 설정해주고, 그 목표를 달성할 경우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이 때문에 한국배구연맹(KOVO)에 제출된 현대건설 선수들의 계약서는 다른 팀들보다 훨씬 복잡했다. 팀의 필요와 선수들의 역할에 따른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목표치가 설정된 인센티브 계약서였다.

양철호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키플레이어는 오래 배구하겠다는 엄마선수 김세영

양철호 감독은 다른 감독들처럼 올 시즌의 가장 큰 변수로 부상을 꼽는다. 특히 외국인선수가 다치면 대체할 선수가 없어 사실상 시즌 포기다. 세터 염혜선은 일본 전지훈련(9월 13∼19일) 도중 왼 손목을 다쳤다. 양효진도 월드컵 때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뒤 재활에 매달려왔다. 9월 24일부터 공을 만지기 시작했다. 최근 연습경기에 출전하면서 차근차근 시즌 준비를 해오고 있다. 국영준 현대건설 사무국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이번 시즌 뒤 또 FA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준비하고 배구 욕심도 많다. 이런 선수(양효진)만 있다면 팀은 걱정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388득점을 했다. 최근 6시즌 가운데 최소득점이다. 올 시즌 더 많은 공격 가담을 기대한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가장 몸 상태와 기량이 좋아진 선수는 김세영이다. 출산 7개월 만에 아이를 맡겨두고 코트로 돌아온 뒤 몸을 만들면서 지난 시즌을 소화했다. 그 때문에 경기 요령은 있었지만 한창 때보다 파워가 부족하고 순발력도 떨어졌다. 새 시즌을 앞두고 FA 재계약에 성공한 김세영은 구단과의 협상 때 “배구를 오래 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진심을 보여줬다. 여름 체력훈련 때 후배들보다 앞장섰다. 달리기를 하면 항상 5위 이내로 들어올 정도로 열심히 해온 성과가 최근 나타났다. 공격 파워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엄마 선수의 책임감이 보인다”며 구단은 좋아하고 있다.

프로 2년차 고유민의 성장도 반갑다. 그동안 자신의 몸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갈수록 어떻게 힘을 쓰고 어떻게 점프해서 때려야 할지 눈을 떠가고 있다.

● 새 외국인선수 에밀리 하통을 소개합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제도 도입을 가장 반대했던 구단이다.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KOVO에 외국인선수 지원상황에 대해 많은 불만을 표시했고 시정도 요구했다. 만일 기대했던 만큼의 질과 자원이 보장되지 않으면 트라이아웃에서 철수하겠다는 생각도 품었다.

그런 현대건설이 택한 선수가 에밀리 하통이다. 훈련과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에밀리의 장점은 튼실한 수비와 리시브 능력이다. 키 186cm로 배구선수로는 장신이 아니고, 공격 파워도 뛰어나진 않지만 팀에 가장 필요한 퍼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배구선수뿐 아니라 운동선수로서의 능력이 뛰어나다. 빠르고 센스도 있다. 성격도 좋다. 지난해 폴리의 독단적 성격 때문에 팀 케미스트리에 여러 차례 문제가 생긴 것과 달리 지금은 무척이나 평화롭다.

좋은 운동능력을 지닌 것은 집안의 좋은 운동유전자 덕분으로 보인다. 집안이 운동가족이다. 쌍둥이 동생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포수다. 여동생도 운동을 한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 새로운 음식에 용감하게 도전한다. 떡을 좋아하고 단호박으로 만든 음식을 특히 잘 먹는다. 매운 음식은 아직은 꺼리는 편이다.

트라이아웃 때 현대건설은 새로 뽑힐 선수에게 입혀줄 유니폼으로 폴리가 사용했던 17번을 가지고 갔다. 공교롭게도 하와이대학교에서 에밀리가 달았던 번호도 17번이었다. 그래서 다른 구단으로부터 사전에 접촉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사실 에밀리는 현대건설이 원했던 3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기대치가 밑도는 선수였다. 다른 2명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현대건설과 에밀리의 궁합은 잘 맞는 것처럼 보인다.

용인 |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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