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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야, 한국사 국정화를 총선용 이념전쟁으로 몰아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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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야, 한국사 국정화를 총선용 이념전쟁으로 몰아갈 건가

동아일보입력 2015-10-09 00:00수정 2015-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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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회 교육부 국정감사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싸고 여야가 고성이 오가는 싸움을 벌이다 파행으로 끝냈다. 한국사 국정화 찬반 논란이 여야의 이념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모처럼 친박(親朴) 비박(非朴)이 똘똘 뭉쳐 힘을 실어주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예산안과 연계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으면서 강경 대치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선호도는 42.8%, 검정 선호도는 43.1%로 엇비슷하게 나왔다. 그렇다고 국정화 찬반을 보수 대 진보의 이념대결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국정화는 교육부마저 주저하던 것을 청와대가 밀어붙이고 새누리당이 뒤늦게 가세해 힘을 실은 것이다. 자칫 총선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여야의 지지자 결집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부 차관의 전결 사안으로 11일 당정 협의를 거쳐 방침을 확정한 뒤 교육부가 고시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다. 교과서 국정화 고시가 단행되면 정치권 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노동개혁 금융개혁 등 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모두 국회선진화법 아래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통과되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여야 간 이념대립으로 비화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을 국민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


여야는 주요 선거 때마다 이념을 고리로 지지층을 끌어들였다. 여권은 2012년 총선 때 야권연대를 공격한 종북(從北) 논란으로, 그해 대선 때는 ‘NLL 포기’ 논란으로 각각 재미를 봤고 야당도 맞불을 놓았다. 정부여당의 국정화 드라이브나 야당의 저지 총공세가 총선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여야 어느 쪽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당장 여야 모두 공천룰을 둘러싼 당 내분을 봉합하는 데 즉효를 거뒀다. ‘교과서 전쟁’에서 한 치도 밀리지 않으려는 여야의 속셈이 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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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지속될 소모적인 이념전쟁에 돌입하면 결국 국민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당장 야당은 장외집회 카드까지 꺼내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가 내건 4대 개혁이나 경제 살리기도 이념전쟁의 파고에 휩쓸려 실종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예사롭지 않은 외교안보 정세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암울한 경제를 외면하고 선거에 눈이 팔려 이념전쟁에 빠져드는 여야 지도부의 태도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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