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컵스에 4-0 완패…휠체어 탄 강정호에 팬들 박수세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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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가 2년 연속 와일드카드에서 눈물을 삼켰다. 4만889명이 PNC 파크를 가득 메우며 일방적으로 홈 팀을 응원했지만 시카고 컵스의 22승 투수 제이크 애리에타의 구위에 단 4안타에 그치며 4-0으로 셧아웃당하고 2015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애리에타는 삼진 11개를 낚았다. 피츠버그는 지난해도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된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에게 안방에서 8-0으로 영봉패를 당했었다. 2007년 와일드카드가 도입된 이래 3년 연속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피츠버그가 처음이다.

피츠버그의 한 경기 플레이오프 탈락은 불합리한 제도의 희생양이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도 경기 전 “탈락하는 팀은 너무 안타깝다”며 제도의 불합리를 인정했다. 피츠버그는 정규시즌 98승64패로 마쳤다. 원정을 온 같은 지구의 시카고 컵스는 97승65패다. 이 성적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를 제외하고 양 리그의 지구우승을 너끈히 할 수 있는 승패다. 추신수의 텍사스는 88승74패로 지구우승을 차지했다. 피츠버그와 시카고의 승수로 지구우승을 거둘 경우 최소한 홈에서 2경기를 할 수 있는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와일드카드는 한 경기에서 패하면 그만이다.

전날 휴스턴-뉴욕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에서도 그랬듯이 선발투수의 안정된 투구와 한 방 승부로 결판났다. 시카고의 에이스 우완 애리에타는 정규시즌 22승6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 12승1패 0.75의 언히터블급 투수다. 피츠버그의 게릿 콜도 정규시즌 19승8패 2.60의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지만 애리에타를 극복하지 못했다. 콜은 5이닝 동안 허용한 6안타 가운데 1번과 2번 타자에게만 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를 얻어맞고 KO당했다.

시카고는 1회 이날의 수훈갑 톱타자 덱스터 파울러가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도루와 3회 승부를 결정짓는 2점포를 터뜨린 2번 타자 루키 카일 슈와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 오프시즌 시카고의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조 매든 감독은 1회 스몰볼과 3회 4회 홈런포를 날린 빅볼로 피츠버그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았다.

그러나 애리에타가 5회 포수 프란시스코 서벨리, 6회 조시 해리슨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게 화근이 돼 벤치클리어링의 불상사가 벌어졌다. 2개의 몸에 맞는 볼을 맞은 피츠버그는 7회 등판한 좌완 토니 왓슨이 타석에 들어선 애리에타에게 고의성 있는 사구로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 선발 1루수로 출장했던 션 로드리게스는 벤치클리어링에 앞장서 심판으로부터 퇴장 당했다. 로드리게스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탬파베이에서 조 매든 감독 밑에서 선수생활을 한 바 있다. 2003년 이후 처음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시카고는 10일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시리즈를 치른다.

한편 경기 전 세리머니에 왼쪽 무릎이 골절된 강정호는 휠체어를 타고 선수소개를 받아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세례를 받았다. 미국 국가는 팀 간판 앤드류 맥커첸의 모친이 불렀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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