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광어는 넙치, 우럭은 조피볼락 … 별명이 본명된 생선

  • 입력 2015년 10월 8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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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목 가자미과의 도다리·강도다리 모두 도다리로 통용돼 … 각각 자연산·양식이 대부분

광어, 우럭, 도다리 등은 어느 횟집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횟감이다. 과거 양식이 이뤄지지 않던 시기에는 고급 어종으로 대접받았다. 셋 다 고기 맛이 좋은 데다 양식으로 인한 수확량 증가로 누구나 흔히 먹을 수 있게 대중화됐다.

광어(廣魚)는 가자미목 넙치과로 넙치로도 불린다. 넙적한 물고기라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 ‘왼넙치 오른가자미’라는 말이 있듯 다른 가자미목 물고기와 달리 두눈이 왼쪽에 몰려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일부 언론에서 광어가 일본 한자어라며 순우리말인 넙치로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선시대부터 광어가 널리 쓰이던 말이란 게 알려지면서 지금은 넙치와 광어 모두 옳은 말로 통용된다.

광어 크기는 일반적으로 60~80㎝지만 간간히 1m가 넘는 것도 잡힌다. 암컷이 수컷에 비해 10㎝ 정도 더 크다. 몸은 바다 밑 환경에 적응해 납작하다. 등은 황갈색 바탕에 짙은 갈색과 흰색 점으로 이뤄져 있으며, 배는 흰색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서식하며 2~6월이 산란기다. 수심 200m가 넘지 않은 곳에서 생활하고 계절에 따라 장소를 옮겨간다. 서해안에 서식하는 광어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 남쪽으로 무리지어 이동해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북상해 짝짓기와 산란을 한다. 어린 광어는 작은 새우류나 다른 물고기의 치어를 먹으며 산다. 몸집이 불어나면 갑각류, 연체동물류 등을 먹이로 한다.

광어는 참돔과 더불어 감칠맛과 향이 강하다. 맛과 향을 중시하는 일본인은 고급 횟감으로 대접한다. 1980년대 말 국내에서 광어 양식 기술을 개발한 이유도 외화 획득이 목적이었다. 전남 완도와 제주에서 나는 양식산 광어는 고급 어종으로 꼽힌다. 세계 광어 생산량의 절반 가량이 제주산으로 알려져 있다.

양식과 자연산을 비교하려면 광어 배를 살펴봐야 한다. 양식 광어는 배에 이끼색과 비슷한 짙은 녹색 반점이 많다. 반면 자연산은 반점이 거의 없다. 자연산은 양식에 비해 살이 말라있고 기름기가 적다. 힘줄도 양식보다 많고 육질이 약간 질기다.

양식은 크게 제주산과 완도산으로 나뉜다. 완도산은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아 육질이 단단하며, 제주산은 부드럽고 무르다.

우럭은 쏨뱅이목(또는 횟대목) 양볼락과에 속하는 조피볼락이다. 우럭이란 이름은 조피볼락의 방언이다. 지역에 따라 ‘우레기’로 부른다. 광어에 이어 가장 많이 양식되는 흰살생선으로 대표적인 활어 횟감이다. 대량 양식에 성공해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우럭은 뼈가 억세고 육질이 단단해 오래 끓여도 살이 잘 부서지지 않아 매운탕 재료로도 인기가 좋다.

겉모양은 볼락과 비슷하지만 몸빛깔은 암회갈색이다. 옆에는 서너줄의 분명하지 않은 흑갈색의 가로띠가 그려져 있다. 한반도 연안과 일본 북해도 이남, 중국 북부 연안에서 주로 분포한다. 지방이 적어 단백하고 고단백식품으로 여름 보양식으로 추천된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산모 보양식으로 우럭미역국을 먹는다. 충남 태안, 서산 등에서는 우럭젓국을 해장국으로 애용한다.

인천 소래포구의 한 상인은 “광어회는 희고 윤기가 있는 살점 위에 희미하게 연분홍색 표피가 붙어있다”며 “우럭회는 살점에 검은 표피가 붙어있는 게 특징으로 이는 둘을 비교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어가 크면 클수록 연분홍 살점이 진하다”고 덧붙였다.

도다리는 가자미목 가자미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정식명칭은 ‘문치가자미’다. 실제 도다리는 워낙 귀해 찾아보기 힘들고 소비자들이 횟집에서 즐겨먹는 도다리의 90% 이상이 양식한 강도다리다. 쑥국에 들어가는 도다리는 자연산 도다리어야 제맛이 난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지만, 6~9월에 잡히는 게 살이 많고 맛도 좋다. 그냥 도다리는 양식산은 없으며 전량 자연산이다. 경남 진해·통영, 전남 목포 등에서 많이 서식한다.

도다리가 봄의 전령사가 된 것은 생선회가 아닌 쑥국 때문이다. 3~4월에 나는 쑥은 잎이 여리고 향이 좋아 부드러운 도다리살과 최고의 궁합을 가진다. 겨울이 되면 도다리는 월동과 산란 준비로 몸에 축적한 지방을 소비해 이 때 잡힌 것은 맛이 형편없다. 지방함량이 광어, 우럭보다 낮은 편으로 육질이 매우 담백하다. 탄력성은 뛰어나 쫄깃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흔히 동네횟집, 수산시장,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도다리는 상당수 ‘강도다리’다. 강도다리는 도다리와 같은 가자미목 가자미과 어류로 몸길이가 40㎝ 정도이며 지느러미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다. 양식이 대부분으로 자연산은 매우 드물다. 자연산의 제철은 11~2월이며, 양식산 강도다리는 1년 내내 찾아볼 수 있다. 인천 소래포구의 한 상인은 “강도다리는 크게 보면 도다리의 일종으로 가짜 도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며 “맛도 비슷하고 성장속도도 빨라 수도권 횟집에서 팔리는 도다리의 대부분은 강도다리일 것”이라고 밝혔다.

도다리의 명칭에 혼란인 온 것은 어류 명칭이 명확하게 표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도다리나 문치가자미(도다리)는 다른 종이지만 생김새가 비슷해 도다리로 통칭되면서 사람들이 혼돈에 빠지기 쉽다.

취재 = 현정석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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