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성 고려대교수 “한국, 기후변화 글로벌 이슈 주도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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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성 고려대교수, 한국인 첫 유엔 ‘기후변화 협의체’ 의장 당선
이회창 前 자유선진당 대표 동생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신임의장에 선출된 이회성 고려대 교수(가운데)가 6일(현지 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선거 직후 한국 대표단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신임의장에 선출된 이회성 고려대 교수(가운데)가 6일(현지 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선거 직후 한국 대표단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한국이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이슈를 주도해주기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가 엄청나다고 느꼈습니다. ‘포스트 2020(Post-2020)’ 기후 체제에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공통된 합의점을 찾아내는 데 중심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지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핵심 국제기구의 수장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기술대 이회성 교수(70)가 선출됐다. 이 교수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동생이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6일(현지 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선거에서 이 교수를 제6대 의장으로 선출했다. 벨기에 미국 시에라리온 등 6개국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이 교수는 장 파스칼 후보(벨기에)를 22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임기는 5∼7년(향후 기후변화 보고서가 나오기까지의 기간)이다.

이 신임 의장은 당선 직후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기후변화 대응은 직접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 외에 각국이 재난대책 수립과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줄여나가는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PCC가 과학적 연구 외에 이런 실천적 적응 방안에 대해서도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 의장은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이제 마음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온실가스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로 인해 달라질 경제, 사회의 모습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재생에너지 개발과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 혁신적 투자,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밖에서는 우리가 그 어떤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잘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보지만 국내에서는 IPCC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많은 게 현실”이라며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신임 의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초대원장을 지냈고 20여 년간 IPCC의 실무그룹 공동의장 및 부의장 등으로 일하면서 환경과 기후변화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그의 당선으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논의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기후변화 정책에서도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IPCC는 199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195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과학자가 참여해 발간하는 IPCC의 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핵심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 단체는 2007년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과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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