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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좀비기업 대출회수’ 칼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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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좀비기업 대출회수’ 칼뺐다

유재동기자 , 장윤정기자 입력 2015-10-08 03:00수정 2015-10-0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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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3곳중 1곳 이자도 못갚아… “기업부채 심각해 놔두면 큰 위기”
대출연장 거부-고강도 신용평가… 구조조정 대상 솎아내기 나서
“‘좀비기업’ 사정을 더는 봐줄 수 없습니다.”

KDB산업은행은 최근 요식업 관련 제조업체 C사에 추가 대출연장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을 전액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산은은 2011년 이후 C사에 시설자금 등으로 총 65억 원을 빌려줬고 지금까지 17차례에 걸쳐 대출만기를 연장하거나 새로 돈을 빌려줘 기존 빚을 갚게 하는 ‘대환(貸環) 대출’을 해줬다. 재무상황만 놓고 보면 당연히 여신을 회수해야 했지만 지난 몇 년간 산은은 이 업체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거래 관계를 유지시켜 왔다. 하지만 최근 부채비율이 8367%로 치솟는 등 C사의 부실이 계속 늘자 결국 산은 본점이 대출 회수의 ‘칼’을 빼들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 한국 경제의 ‘기업 부채 리스크’를 경고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좀비기업 솎아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외부 악재들이 한꺼번에 현실화할 경우 기업들의 연쇄 도산, 금융권 부실 확산 등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보고 대비에 나선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2000곳에 이르는 중소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정기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약 1600개)보다 20%가량 늘어난 규모다. 채권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세부 평가를 마치고 최종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을 선별할 예정이다. 평가 결과 C등급을 받은 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착수해야 하며 D등급 기업은 자금 지원이 끊겨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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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수는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권은 지난해 C등급 54곳, D등급 71곳 등 총 125개 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실적 기준으로 628개 비금융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의 비율은 34.9%로 3곳 중 1곳꼴이었다.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촉진을 한국 경제의 위험 관리 정책 중 하나로 꼽았다. 박 대통령은 “한계기업의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이때 실업자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며 “구조조정과 함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좀비기업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상태가 지속돼 차입금과 정부 지원에 의존해 유지되는 기업.

장윤정 yunjung@donga.com·유재동 기자


#은행권#좀비기업#대출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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