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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취재노트]오바마의 ‘TPP 소통’이 부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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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취재노트]오바마의 ‘TPP 소통’이 부러운 이유

이승헌 특파원 입력 2015-10-08 03:00수정 2015-10-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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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워싱턴 특파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다음 날인 6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부터 시작했다. 전날 타결 직후 성명을 내고 “중국이 국제 경제 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며 TPP가 아시아 재균형 정책 강화를 위한 포석임을 천명한 그는 다소 복잡한 내용들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직접 설명했다.

그는 “참가국들이 환율 조작을 어떻게 측정하고 뭐가 환율 조작인지에 대한 원칙을 만들었다”고 소개하는 대목에서 내용이 다소 어려워지자 예를 들어가며 “베트남이 갑자기 미국의 노동 기준을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우리(미국)에 의해 베트남은 처음으로 아동노동이나 강제노동을 금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곧이어 농무부를 방문해 농업계 리더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TPP가 미국의 노동자, 사업가, 농부, 목장주들에게 좋은 일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협정문에 서명하지 않겠다”며 TPP 타결로 불안해하는 일부 농업 분야 종사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다음 날인 7일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근로자들과의 대화’ 행사를 갖고 TPP가 미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인터넷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된다.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TPP 홍보’를 위한 광폭 행보가 유독 눈에 들어온 것은 한국 정부가 TPP 타결 후 보여준 모습 때문이다. 타결 전부터 일각에서 “우리도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부는 2013년 ‘관심 표명’ 의사를 밝힌 후 아무 반응이 없다가 막상 TPP가 타결되자 서두르는 모습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청회 등을 거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국민들은 왜 그동안 정부가 결정을 미뤘는지, 왜 갑자기 참여하겠다는 것인지, 손익은 무엇인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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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미 우리는 TPP 12개국 중 10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이행했거나 협정 이행 대기 중이고 TPP 규범이 FTA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우리 입장에서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말 그런 건지 설명이 듣고 싶다.

한미 간 국정 운영의 방식과 문화가 다른 만큼 주요 어젠다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수준을 수평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TPP가 미중 간 패권 경쟁의 상징이자, 한국의 경제 영토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인데도 최소한의 대국민 소통 없이 TPP 문제를 너무 쉽게 다루는 듯해서 아쉽다.

이승헌·워싱턴 특파원 ddr@donga.com
#오바마#tpp#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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