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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2015~2016시즌 개막 특집] GS칼텍스의 힘…사기꾼처럼 속이고 전사처럼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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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2015~2016시즌 개막 특집] GS칼텍스의 힘…사기꾼처럼 속이고 전사처럼 싸운다

스포츠동아입력 2015-10-08 05:45수정 2015-10-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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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서울 KIXX배구단 이선구 감독. 스포츠동아DB

11. 경쟁·투지로 ‘공주 배구’ 탈피 - GS칼텍스

이선구 감독, 상대 속이는 다양한 공격 강조
포지션 파괴로 역량 극대화·주전 경쟁 유도

발목수술후 복귀 한송이 올시즌 키플레이어
이소영 강타·리시브, 나현정 넓은 시야 강점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12번의 풀세트 접전에서 4승8패를 기록했다. 시즌 8승22패로 5위에 그쳐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인은 새 외국인선수들이 베띠 델라크루즈만큼 역할을 못해준 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터의 문제였다. 이숙자의 은퇴로 정지윤과 이나연에게 연결의 역할을 맡겼는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정지윤은 확률 높은 선수에게 집중되는 패턴을, 이나연은 센터 중심의 빠른 플레이를 선호했다. 이선구 감독의 눈에는 2명 모두 완벽하지 못했다.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시즌 도중 쌔라 파반을 돌려보내고 부랴부랴 대학생 헤일리 에커맨으로 교체했지만 대반전은 없었다.


이 감독은 5일 ‘NH농협 2015∼2016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어이없게 성적이 급전직하해 팬에게 실망을 안겼다. 2년 전 우승의 명예회복을 위해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그 결과를 경기장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베테랑 감독은 시즌 개막 하루 전인 9일부터 또 금주를 시작한다. 자기와의 싸움이고, 선수들에게 우승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2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선수는 사기꾼이 돼야 하며, GS 선수는 전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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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꾼처럼 상대를 속이고, 얌전한 ‘공주 배구’보다는 전사처럼 투지를 보여라!

이선구 감독은 공격 때 상대의 블로킹과 수비위치를 보는 눈과 센스를 강조한다. 훈련 때 습관적으로 블로킹이 없는 상황에서 생각 없이 때리는 스파이크에 만족하지 말고, 다양한 기술을 평소에 생각하고 테스트하라고 요구했다. 이 감독은 특히 “공을 달래서 때리는 기술”을 강조했다. “깎아서도 쳐보고, 밀어도 치고, 수비공간 사이에 반 박자 빠르게 떨어트리는 연타도 시도하는 등 다양하게 공격하라”고 주문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상대를 속이는 사기꾼 기질이라고 봤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이런 기질이 모자란다. 경기 때 투지를 불태우며 팀을 이끄는 전사도 없다. 모두 공주처럼 예쁘게만 배구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연구심 부족과 투지를 아쉬워하며, 최근 훈련 때 몇 차례 강하게 다그쳤다. 이소영이 미디어데이에서 새 시즌 우승 소원으로 “감독님이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고 말한 이유다. 평소 조용하지만 불같은 베테랑 감독의 성격을 잘 알기에 선수들은 감독이 내준 숙제를 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실업배구 경기에 출전해 비주전들에게 경기 경험을 주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후 2차례에 걸쳐 실업배구연맹전에 번외팀으로 출전했다. 그동안 경기에 뛰지 못하던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목적이 숨어 있었다. 이선구 감독은 “시즌 때 웜업존에 대기만 하거나 훈련만 열심히 하고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최고의 훈련이라고 한다. 비주전들은 실업팀과의 경기를 통해 무뎌진 경기감각을 되살리고 숨겨진 가능성을 어필했다. 이 감독은 “프로에 들어올 때 좋았던 기량도 경기에 계속 나가지 않으면 줄어든다. 오래 비주전으로만 있다 보면 기다리다 지쳐서 좌절하고 일부는 스스로 운동을 포기한다.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나중에 실업팀에 갈 기회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다.


블로킹 중심의 배구-포지션 파괴를 선택하다!

이선구 감독은 이론가다. 2년 전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 결정 4차전 때 부상으로 오래 쉬었던 세터 이숙자를 절묘한 시점에 투입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그것이 챔프전의 변곡점이었다. 이 감독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 변경과 역할 분담을 지시한다. 그 바람에 지난 시즌 한송이는 레프트, 라이트, 센터 역할을 두루 소화했다.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만 공격하고 수비하는 것이 익숙한 선수들에게 포지션 변경은 부담이다. 선수들은 변화를 싫어하지만, 이 감독은 새 시즌에도 포지션 파괴를 통해 팀의 역량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변화의 기준은 블로킹과 수비다. 상대팀의 공격 패턴과 포지션에 따라 블로킹 위치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역할을 주려고 한다. 최근에는 외국인선수 캣 벨에게 센터 역할을 맡기고, 한송이를 라이트로 고정해 연습경기를 치렀다. GS칼텍스가 준비 중인 시즌의 기본 포메이션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위치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정대영의 FA 이적으로 중앙의 높이가 낮아진 GS칼텍스는 캣 벨에게 미들블로킹에서 많은 역할을 원한다. 서브 리시브를 부담하는 한송이가 라이트에서 공격능력을 극대화해주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통 안의 미꾸라지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메기

이선구 감독은 자기 자리에 안주하려는 선수들에게 위기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에게 다양한 포지션 소화능력을 요구하는 것도 그런 구상과 맞닿아 있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이가 큰 상태로 시즌이 거듭되면 주전들은 현재 상황에 안주하기 쉽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팀에 발전은 없다.

이 감독은 캣 벨과 신인 강소휘를 미꾸라지가 모여 있는 통에서 메기 역할을 하도록 했다. 두 선수가 공격 세 자리에서 다른 선수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다. 표승주, 이소영, 한송이, 배유나 등에게 이 감독은 언제든지 다른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려고 한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때 캣 벨을 택한 이유도 전천후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신인드래프트에서 2순위 지명권을 가졌지만 확률 추첨에서 첫 번째 구술의 행운을 잡아 강소휘를 뽑은 것은 그런 면에서 행운이었다. 캣 벨은 센터로 시작하지만, 상황에 따라 라이트로 포지션 변환이 가능하다. 강소휘는 라이트와 레프트 겸용 조커다. 리시브 등 수비가 좋고 스윙이 빠르다. 파괴력은 아직 없지만 공을 때릴 줄 안다. 4순위로 뽑은 김현지의 블로킹 능력도 눈 여겨 본다. 다른 센터들을 긴장시키려고 한다.

시즌 운영 전략과 전술의 변화

시즌의 키는 한송이가 쥐고 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한 부상을 안고 지난 시즌을 치렀던 한송이는 시즌 후 발목 수술을 받았다. 고질적 통증의 원인을 제거해 훨씬 편안한 몸이 됐다. 재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최근에는 정상적으로 훈련과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여자선수로는 드물게 체지방률 12%를 유지하고 있다. 체형과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준급 여자선수가 18∼20%인 것과 비교하면 한송이는 복 받은 몸이다. 코칭스태프는 라이트에서 큰 공격을 책임질 한송이에게 꾸준한 공격능력과 수치를 원한다.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하고 돌아온 레프트 이소영은 자신감이 관건이다. 대표팀 차출 당시 대표팀 이정철 감독은 부상을 당한 이소영의 선택을 놓고 고민했지만, 이선구 감독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이선구 감독은 “대표팀에서 다른 선수 보조 역할만 하려면 가지도 말라”며 이소영의 투지를 자극했다. 이소영의 파괴력은 국제대회에서도 입증됐다. 상대의 높이와 관계없이 때리는 강타에 자신감이 붙었고, 리시브에도 여유가 생겼다. 이선구 감독은 이소영에게 생각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상황에 따른 창조적 공격과 서브를 원한다.

국가대표 리베로 나현정도 월드컵을 통해 시야가 넓어졌다. 6개 구단 리베로 가운데 가장 반응속도가 빠르다. 예측능력과 서브 리시브에서 안정감만 높이면, 훌륭한 후방 사령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레프트 자리는 표승주와 김지수가 번갈아 지킨다. 배유나의 센스와 캣 벨의 탄력이 중앙에서 조화를 이루면 다양한 공격 패턴이 가능해진다. 이들을 얼마나 잘 엮어 가느냐의 역할은 이나연과 주장 정지윤의 몫이다.

코트에선 동료 사기를 올리고 라커룸에선 응원단장으로 ‘해피 바이러스’를 전하고 있는 캣 벨(오른쪽). 스포츠동아DB

새 외국인선수 캣 벨을 소개 합니다!

올 시즌 V리그에 데뷔하는 외국인선수들의 공통점은 성격이 좋다는 것이다. 캣 벨도 마찬가지다. “이제껏 이렇게 좋은 선수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GS칼텍스 김용희 사무국장은 말했다. 5일 미디어데이를 휘어잡은 캣 벨의 밝은 성격은 팀에 ‘해피 바이러스’를 심기에 충분해 보인다. 코트에서 동료들의 사기를 올리고, 숙소나 라커룸에서 응원단장 역할을 해줄 선수를 원했다면 최고의 선택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드래프트 때 기대했던 것만큼의 발전속도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캣 벨이 미디어데이에서 차해원 수석코치의 훈련 지시를 흉내 내면서 “인내”를 언급한 이유다. 코칭스태프는 캣 벨의 타법을 수정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허리를 이용해 공을 때리고 타구에 힘을 싣기 위해 어깨를 사용하는 방법”이 포인트다. “지금 육성해가는 과정이다. 배우려는 자세가 긍정적이다. 몸이 따라주지 못해 힘들더라도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는 자세에 감독도 좋아한다”고 구단 관계자는 귀띔했다.

1992년생 김지수, 이나연, 사귐성이 좋은 표승주와 가장 친하게 지낸다.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용감하게 도전한다. 어머니와 함께 훈련장 부근 아파트를 얻어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생활과 문화에 만족하는 눈치다. 아버지는 20년간 미 해군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군사지원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어머니는 보조 간호사로 일했다. 1남3녀 가운데 막내다. 아버지는 트라이아웃 때 딸의 모습을 지켜봤다. 군인 출신답게 아버지는 “한국에 가서 배울 것이 있으면 따라하고 열심히 배워라”고 당부했다. 구단에는 “만일 우리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언제든지 전화를 달라. 내가 혼내겠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 듯 지시를 잘 받아들인다. 전위공격보다는 후위공격에 장점이 많다.

용인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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