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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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油化기업 사빅과 합작한 울산 ‘넥슬렌’ 공장 준공

양사 최고 경영진 총출동 SK종합화학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기업 사빅의 합작 법인 SSNC가 7일 
울산 울주군 청량면 사평로에서 개최한 한국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현 울산시장, 박영철 울산시의회 
의장. SK이노베이션 제공
양사 최고 경영진 총출동 SK종합화학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기업 사빅의 합작 법인 SSNC가 7일 울산 울주군 청량면 사평로에서 개최한 한국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기현 울산시장, 박영철 울산시의회 의장. SK이노베이션 제공
SK종합화학과 세계 2위 석유화학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사빅이 합작한 울산 ‘넥슬렌’ 공장이 7일 준공됐다. 국내 기업과 사빅의 첫 합작 사례다.

SK종합화학과 사빅이 50 대 50으로 합작한 SSNC(SABIC SK 넥슬렌컴퍼니)는 이날 울산 울주군 청량면 사평로의 한국 넥슬렌 공장(KNC)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우디 왕자인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이 외에도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유세프 알 베냔 사빅 부회장 등 양사 최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기현 울산시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 고부가 화학제품 시장 공략


넥슬렌은 2010년 말 SK종합화학이 자체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이다. 고급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서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KNC는 연간 23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최 회장은 기념사에서 “그동안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일부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며 “우리는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고자 개발부터 설계, 시공, 가동까지 전 과정에 걸쳐 넥슬렌 기술과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준공한 한국 공장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넥슬렌 공장(SNC)도 건설할 계획”이라며 “머지않은 시기에 연간 생산 규모를 100만 t 이상으로 확대해 넥슬렌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우, 엑손모빌, 미쓰이 등 ‘톱3’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에 SK가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낸 것이다.

SK종합화학은 2004년부터 넥슬렌 개발에 착수했다. 2011년 착공한 KNC는 지난해 1월 기계적 준공을 완료한 뒤 그해 5월부터 1년여간의 시험가동을 거쳤다. KNC는 현재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고, 일부 제품을 국내와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으로의 수출계약 역시 추진하고 있는 단계다. 이 외에도 폴리올레핀 플라스토머(POP),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까지 모두 3가지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성과

SSNC는 최 회장이 주도해 온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대표적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최 회장은 2010년 1월 다포스포럼에서 사빅의 무함마드 알 마디 당시 부회장에게 합작을 처음 제안했다. 넥슬렌 기술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였다. 최 회장은 이후에도 합작 성사를 위해 사빅 최고경영진을 수차례 직접 만났다. 2013년 1월 이후 최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다소 진통을 겪었지만 사빅은 결국 넥슬렌 합작사에 지분 50%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K와 사빅은 올 7월 싱가포르에 SSNC를 설립했다. KNC는 SSNC가 소유한 별도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최 회장은 이날 알 사우드 사빅 회장을 “내 오랜 프렌드(친구)”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SK와 사빅은 넥슬렌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사업들을 발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 사우드 사빅 회장은 “(넥슬렌 공장은) SK와 같은 글로벌 선두 기업과의 파트너십은 획기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을 도모하려는 사빅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수장(首長)은 전날에도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양사 간의 추가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최 회장이 기념사에서 밝힌 것처럼 SK와 사빅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넥슬렌 제2공장인 SNC를 지을 예정이다. 이는 사빅이 SSNC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함께 결정된 사항이다. 사빅이 세계 최대의 에틸렌 생산업체인 만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두 넥슬렌 공장은 원료(에틸렌) 수급 측면에서는 상당한 이점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영역의 해외 메이저 기업들과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추진해 합작 성공 신화를 계속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울산=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sk#고성능#폴리에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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