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재계약 보증금 2억 올려달라고? 전세가 안정화 대책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7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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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동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사는 전세입자 A씨는 최근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주인이 기존 보증금보다 2억 원 비싼 9억 원에 재계약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A씨는 직장이 있는 강남구 삼성동으로 통근이 가능한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백현동) 등에서 같은 면적의 전세 아파트를 구하려 했지만 물건 자체가 없는 데다 보증금 시세도 8억 원을 호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아파트 공급은 줄고 가격은 올라가는 상황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최근 전세 시장의 특징과 시사점’를 발표하고 전세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공공·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택을 소유한 임대인들은 월세 등 현금 수입을 선호하고 있어 전세 공급은 감소 추세이다. 전체 가구 중 임대소득이 있는 가구는 2010년 131만 가구에서 2014년에는 136만 가구로 5만 가구가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세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2013년 1월 전체 주택의 전세 공급량은 6만 686건이었으나 2015년 8월엔 6만 3853건으로 3167건이 증가한 반면 월세공급량은 같은 기간 4만 4401건에서 5만 3427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의 불확실성 등으로 주택 구매 기피 현상이 확대되면서 임대(전월세)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월세로 인한 현금 지출 부담으로 전세 거주를 선호하지만 지난달 전세수급지수(전세 수요에 비해 전세 공급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을 기준으로 값이 커질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음을 의미)는 전국 186.3, 수도권 192.0으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세 가격도 빠르게 상승했다. 전국 평균 전세 실거래가격은 2013년 1월 1억 2900만원에서 2015년 9월 1억 5900만원으로 3000만원 상승했다. 최근 26개월 간 평균 전세 가격 상승률(기간평균)은 5%의 높은 수준이 지속되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그 상승폭은 매매가보다 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3.3㎡당 전세금은 지난해 9월 1214만 원에서 올해 9월 1422만 원으로 약 17.1%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3.3㎡당 매매가는 1949만 원에서 2137만 원으로 약 9.6%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세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과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으로 주거비 부담 줄여야한다”고 덧붙였다.

박은서기자 clue@donga.com
천호성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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