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현기환 ‘청와대 순장조’ 남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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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신임 깊은 의원출신 수석… 2016년 출마 접고 임기말까지 갈듯

청와대가 내년 총선에 나설 출마자들을 조기에 정리하면서 ‘순장(殉葬)조’란 말이 돌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할 가능성이 커진 청와대 참모들 얘기다.

‘순장’은 통치자가 죽었을 때 신하들이 뒤따라 죽어 함께 묻히는 고대사회 장례 관습이다. 청와대 순장조는 총선 출마 없이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청와대에 남아 국정에만 전념하는 핵심 참모를 일컫는다. 박근혜 정권의 공과(功過)를 대통령과 고스란히 나눌 ‘한 배를 탄 운명’인 셈이다.

총선 출마자가 정리되면서 드러난 대표적 순장조는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과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이 거론된다. 안 수석은 업무로 따지면 청와대 ‘왕수석’이다. 주요 정책과 현안 가운데 안 수석을 거치지 않는 게 없을 정도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경제 정책을 후보시절부터 챙겨와 대통령의 경제 분야 ‘복심’으로 평가받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출마할 경우 최 부총리의 빈자리까지 채울 사람은 안 수석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 수석은 최근 박 대통령이 더 자주 찾는다고 한다. 그만큼 믿고 맡길 게 많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19대 총선 공천을 지휘할 때 현 수석은 친박(친박근혜) 현역 의원 중 가장 먼저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 의원으로 자발적 용퇴의 물꼬를 트면서 박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줬다. 현 수석은 20대 총선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정무수석으로 발탁되면서 출마 의사를 접었다고 한다.

이 밖에 총선 출마가 거론되던 ‘문고리 3인방’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도 영원한 ‘순장조’가 됐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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