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두 사람의 공통점 보니 ‘□□’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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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중의과학원 투유유(屠呦呦·85·여)교수와 일본 기타사토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명예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수상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현지 과학계에서 비주류 대접을 받으면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한 우물을 파며 포기하지 않은 열정이었다.

투 교수는 베이징 대 의대 재학시절 천연약물 연구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십년간 한우물을 팠다. 이번에 노벨상을 안긴 1971년 항 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 칭하오쑤(아르테미시닌)를 발견해내기까지 무려 190차례에 걸친 실패가 있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수차례 원사(院士·중국에서 과학 이공계통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호칭)선정에서 낙선했고 박사학위도 없으며 외국 유학경험도 없다.

일본의 오무라 교수도 뒤늦게 학계에 뛰어들었지만 ‘세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끈기 있게 연구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늘 작은 비닐봉지와 숟가락를 갖고 다니며 출퇴근할 때, 출장 갈 때마다 흙을 채취해 미생물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시즈오카 현의 한 골프장 근처 토양에서 아버멕틴을 만드는 균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도한 것은 대부분 실패했지만 어떤 경우 놀랄 정도로 잘 될 때가 있다. 그것을 맛보면 몇 번 실패해도 두렵지 않다”며 젊은이들을 향해 “젊었을 때는 실패를 반복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했다.

두 사람 모두 겸손한 언행이 화제다. 투 교수는 수상 소식이 알려진 5일 밤 많은 언론에서 전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정중하게 사양하다 자신의 고향인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에서 발행되는 저장일보의 전화 인터뷰에만 응했다. 그러면서 수상 소식을 어떻게 들었느냐는 질문에 “TV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85세 고령인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무라 교수 역시 연구비가 모자랄 때에는 자력으로 마련하고 5억 엔(약 50억 원)을 들여 미술관을 고향에 기증하기도 했다.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인 노오리 료지 과학기술진흥기구 연구개발전략센터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무라 박사는 노벨 평화상을 타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극찬했다.

중국 사회도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투 교수에게 축전을 보내 “투 교수의 수상은 중국 과학기술의 번영과 진보를 구현한 것이자 중(中)의약이 인류건강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도 증명한 것”이라며 “중국의 종합적 국력과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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