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정치적 ‘87년 체제’ 극복해야”…또 개헌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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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6일 “87년 체제는 아시아권에서 가장 완전한 민주주의를 가져다줬다”며 “하지만 여전히 진영정치와 계파, 보스정치 같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세미나의 축사에서다. ‘87년 체제’란 1987년 만들어진 5년 단임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로 대표되는 현행 헌법체제 개편을 가리킨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은 정치적으로 1987년 체제를, 경제적으로 1997년 체제를 극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말했다.

김 대표의 ‘87년 체제’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언급한 ‘개헌론’을 에둘러 다시 꺼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당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론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가 청와대가 반발하자 사과한 바 있다.

이어진 기조강연에서 대표적 ‘개헌론자’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도 87년 체제와 관련해 “권위주의적 발전국가 모델의 특징인 대통령 중심의 계몽적 일원적 리더십을 이어받았다”며 “87년 체제를 넘어서는 게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공천 룰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비박(비박근혜) 진영이 친박(친박근혜) 진영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은 이런 해석에 대해 “개헌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30년 전과 현재의 정치상황이 달라진 만큼 좋은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들이 나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환영사에서 “국가운영 전반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과 비전을 세우기 위해 ‘미래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세일 한반도평화재단 고문은 기조강연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보수 세력을 “다른 사람의 자유를 고려하지 않고 공동체에 헌신도 하지 않는 구(舊) 보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혁적 보수, 합리적 진보를 만들어 이들이 ‘전략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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