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호 대표 “세계최대 예술영화 제작국이었던 中, 한국 저예산-독립영화의 활로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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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호 화책유니온픽쳐스 대표

“지금 중국 영화 시장은 돈(투자)은 넘치는데 좋은 시나리오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숙련된 기획력,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요하죠.”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 업계에서 중국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동시에 중국에 한국 고유의 기획·제작 인력과 노하우가 유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5일 오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에서 만난 유영호 화책유니온픽쳐스 대표(42·사진)는 “한국 영화산업이 지금까지 내수시장의 확장을 통해 성장해 왔지만 여전히 제작비 100억 원만 넘어도 손익분기점을 걱정해야 한다”며 “중국 시장을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설립된 화책유니온픽쳐스는 중국 최대 콘텐츠 기업 중 하나인 화처(華策)미디어의 자회사다. 유 대표는 1996년부터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중화권 국가와의 합작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괴물’ ‘식객’ 등을 중국에서 배급했다.

유 대표는 “한국의 문화콘텐츠 유행 흐름을 중국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화려한 영상미의 단순 로맨틱코미디, 멜로가 대세였다면 앞으로는 한국에서 4, 5년 전부터 유행하는, 짜임새 있는 줄거리의 복합 장르물이 중국에서 히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 진출에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분신사바’ 시리즈(중국 제목 ‘필선’)로 중국에서 흥행몰이를 한 안병기 감독님은 중국 공포영화를 섭렵하고 중국의 심의 규정을 잘 알고 있었죠. 그런 이해가 흥행의 발판이 된 겁니다.”

유 대표는 또 “중국 시장은 한때 세계 최대 예술영화 생산국이었다.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에 대한 포용력을 갖고 있고, 예술영화 시장 규모도 훨씬 크다”며 “국내 저예산·독립영화계에도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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