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평화구상 이제 걸음마 떼… 한중일, 작은 신뢰부터 쌓아가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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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안보협력위원회 세미나… 정부, 28일 中日당국자 초청 회의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아태안보협력위원회와 외교부가 주최한 ‘아세안의 신뢰 구축 및 다자협력 경험과 동북아평화협력구상’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아태안보협력위원회와 외교부가 주최한 ‘아세안의 신뢰 구축 및 다자협력 경험과 동북아평화협력구상’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꿈은 크게 꾸고 시작은 작게 하라.”

박근혜 정부의 중점 외교 목표 가운데 하나인 동북아평화협력구상(동평구)에 대해 아세안 전문가들은 5일 이같이 주문했다. 달성 가능한 분야부터 성과를 내라는 취지다. 북한을 동평구에 포함하는 문제도 현실적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동평구는 신뢰 외교를 바탕으로 동북아 지역 구성원들의 협력 범위가 확대되면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 번영의 틀을 만들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날 국제회의는 한국아태안보협력위원회(회장 김성한 고려대 교수), 외교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탄시셍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아세안도 1967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5개국으로 시작해 10개국으로 확대했듯이 동북아 다자협력도 한중일의 제한적 틀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 교수는 이어 “냉전 시절 베트남과의 이념적 갈등이 아세안 화합에 걸림돌이 됐었다”며 “북한을 동북아 사회로 포함시키는 것도 현재로선 가정적 제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동북아 지역에서 군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샤피아 무히바트 인도네시아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남아시아와 달리 동북아 국가들은 중무장된 데다 핵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동북아 국가들 간의 갈등 자체보다 군사화가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캐롤라이나 헤르난데즈 필리핀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전쟁 배상 문제 등 과거사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홍균 외교부 차관보는 “오랜 기간 신뢰를 축적해 온 남아시아에 비해 동북아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라며 “역내 국가들의 지지와 참여가 동평구의 기반을 닦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8일 서울에서 제2차 동평구 정부 간 회의를 열고 중국, 일본 등 고위 당국자를 초청해 동평구 인식 확산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동북아평화구상#중국#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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