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대처, 아들 앞에선 ‘약한 엄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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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전기에 속썩인 일화 담겨… 취업 편의 봐주고 부적절 행실 묵인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사진)도 자식 문제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6일 출간하는 ‘마거릿 대처 공인전기 2권: 그가 원한 모든 것’에 대처 전 총리가 아들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일화가 담겨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두 번째 전기는 전기 작가 찰스 무어가 썼다.

대처 전 총리는 1980년 11월 비서진 몰래 아들 마크(당시 27세)에게 당시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서한을 건네줬다.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이 힘을 써준 덕분에 마크는 아부다비의 한 회사에 취직했고 이후 이 문제로 논란이 불거졌다.

마크는 어머니와 가까웠던 일간지 익스프레스의 빅터 매슈 회장의 도움을 받아 컨설팅 용역도 수주했다.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의 추천으로 오만 국왕을 만날 수 있었고 대학 건설 프로젝트도 따냈다. 대처 전 총리가 1981년 해외 순방 일정으로 오만 수도 무스카트 등에 머무르자 마크는 아무런 자격이 없으면서도 인맥을 쌓으려는 욕심에서 총리의 파티 행사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대처 전 총리의 외교담당 비서관인 마이클 알렉산더는 마크의 행실에 문제가 있다고 대처 전 총리에게 보고했으나 대처 전 총리가 아들을 감싸서 얼굴만 붉히고 말았다. 대처 전 총리의 수석 비서관은 “마크가 어머니의 이름을 팔고 있다. 그는 욕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대처 전 총리도 아들의 행실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크가 어릴 때 많은 시간을 아들에게 할애해주지 못했고 여기에서 쌓인 죄책감 등으로 아들의 부적격한 행실을 알면서도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대처#엄마#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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