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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충암고 급식비리 보고 마음 편히 ‘학교밥’ 먹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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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충암고 급식비리 보고 마음 편히 ‘학교밥’ 먹이겠나

동아일보입력 2015-10-06 00:00수정 201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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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암중고교가 식용유와 쌀 등 식재료를 빼돌려 4년간 4억1000여만 원의 급식비를 횡령하고 저질 급식을 한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났다. 식용유는 10통이 들어오면 4통을 빼돌리는 바람에 “식용유가 새까맣게 변할 때까지 몇 차례나 반복해서 튀겼다”는 조리원의 증언까지 나왔다.

충암중고교는 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전면 부인했지만 보도를 본 학부모들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중학교는 무상급식이어서 급식비를 시교육청이 내고, 고교도 저소득층은 정부가 지원한다. 학교가 4년간이나 비위생적인 급식을 하는데도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시교육청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시교육청의 위생안전점검에서 충암중고가 지난해 서부교육지원청 관내 134개 초중고교 중 134등, 올해도 135개 학교 중 135등이면 개선을 하게끔 ‘지도’를 했어야 할 것 아닌가.

시교육청이 위생 평가등급에서 충암중고에 ‘대체로 우수’라는 B등급을 준 걸 보면 얼마나 겉핥기 점검인지 알 만하다. 서울지역 전체 초중고교 1326개교 가운데 C등급 두 곳을 빼고는 전부 B등급 이상이고, 재점검을 받아야 할 D와 E등급은 없는 걸 보면 위생점검 자체가 부실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서도 최근 5년간 집단급식소 가운데 집단 식중독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 학교(76.2%)로 나타났다.


그나마 충암중고의 ‘급식 참사’는 5월 급식비를 안 낸 학생들에게 충암고 교감이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시교육청이 감사에 들어가면서 드러날 수 있었다. 급식비 횡령과 비위생적인 조리를 하는 학교가 더 있는 건 아닌지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2006년 수도권 중고교생 1700여 명이 위탁급식을 먹고 집단 식중독에 걸린 ‘학교급식 사태’ 이후 2010년부터 모든 학교가 직영급식을 하도록 학교급식법이 졸속 개정됐다. 당시에도 “문제가 생기면 위탁급식은 드러나는 반면 직영급식은 학교가 감추면 알 길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규정했던 박근혜 정부는 급식 실태와 비리 문제 전면 조사에 나서 학부모들의 불안을 풀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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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중고교#급식비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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