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시선/고영수]서울국제도서전에 되새기는 책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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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 사업의 제2차 인지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민 절반이 ‘문화가 있는 날’을 알고 있었고,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은 ‘문화가 있는 날’ 지원 정책 중 책이나 출판과 연계된 행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 공연 등 모든 유형의 문화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에서부터 시작된다. 스토리가 없는 문화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어떤 형태로 담아내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스토리 생산의 모체는 책, 곧 출판에서 비롯된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독서운동과 출판문화산업 진흥에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관심 가져 주기를 바란다.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영화관을 찾은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읽으며, 서점을 방문했다면 이 또한 얼마나 훈훈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2013년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도서전 현장에서 구매한 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실감한 바 있다.

세상을 살아갈 힘, 성찰의 힘을 책 속에서 배워 나가야 한다. 이를 권장하는 정부의 출판지원 정책이 책 읽기를 권면하는 공익광고 확산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달 7일부터 11일까지 코엑스에서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도서전엔 세계 18개국의 출판사와 출판인, 저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친다. 지금껏 우리가 보아왔던 문화 행사의 핵심 텍스트를 만나볼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1945년 광복과 독립을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겼던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은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높은 문화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이었다. 이는 생각을 키워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진정한 독립정신의 의미였다. 그로부터 70년, 2015년 대한민국의 오늘은 어떠한가. 과연 우리는 문화의 힘을 가진 민족이 되었는가. 과연 문화 창달의 근원인 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민족이라 말할 수 있는가!

책 문화 축제의 장인 ‘2015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이 가을, 다시 한번 이번 도서전의 캐치프레이즈인 ‘출판!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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