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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군희]인터넷전문은행, 첫걸음부터 잘 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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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군희]인터넷전문은행, 첫걸음부터 잘 떼야

동아일보입력 2015-10-05 03:00수정 2015-1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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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희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제 23년 만에 새로운 은행이 허가받음과 동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1995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2008년 두 차례 시도가 있었으나 기존의 은행법 체계와 충돌되어 무산되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앞두고 왜 이제야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우리나라의 ‘핀테크(FinTech) 산업’의 시작을 나타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핀테크란 용어는 금융(Finance)과 정보통신의 기술(Technology)이 결합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핀테크는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금융체계의 틀을 바꾸는 금융혁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과 기술의 단순한 결합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핀테크 산업은 오프라인 중심의 금융규제 환경에 대한 변화에 기반을 둔다. 따라서 변화에 따른 저항은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층 더 엄격한 금융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의 금융개혁위원회는 오히려 핵심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없애는 과감한 금융개혁을 진행하였다. 또 금융개혁 과정에서 나타나는 저항에는 ‘물이 고이면 썩듯이 진입장벽과 규제가 높으면 금융시장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국민적 설득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비록 늦기는 하였지만 이제 우리도 영국의 이러한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해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여 나갔다. 주택담보대출에 기반을 둔 일본의 지분은행, 자산 관리에 기반을 둔 미국의 찰스슈워브뱅크,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네덜란드의 ING다이렉트, 텐센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토대를 둔 중국 위(We)뱅크,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 마이(My)뱅크 등을 그 예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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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다양한 형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에 두 가지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막강한 SNS나 강력한 모바일 또는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인터넷전문은행이며, 두 번째는 지역 또는 특정 산업에 밀착하여 그동안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받고 있던 소상공인 및 서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중금리대 시장을 육성하는 소형 인터넷전문은행의 모습이다.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한류를 포함한 문화, 음식, 관광과 연계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특화된 금융서비스도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하여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창립 초기에 투입되는 막대한 정보기술(IT) 비용과 수익 창출의 실패로 위기를 맞거나 도산 또는 다른 금융회사로 합병되는 과정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산업 자본이 진입한다면 불공정 경쟁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노력과 자산 건전성에 대한 점검, 대주주에 대한 자격을 판단하는 적격성 심사, 내부 감사기능을 통한 불공정 거래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역할 강화 등을 핵심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우리나라 미래 산업 발전과 금융개혁의 중심에 있다. 앞으로 많은 실패가 있겠지만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애플이나 구글 같은 회사들과 경쟁하면서 글로벌 금융회사로 성장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기대해 본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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