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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서 슬쩍 대기업으로 ‘병역특례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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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서 슬쩍 대기업으로 ‘병역특례 꼼수’

홍수영기자 입력 2015-10-05 03:00수정 2015-1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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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기간 절반 넘으면 전직 허용… 3년간 400명 넘게 대기업으로
‘中企 지원’ 전문요원 취지 어긋나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가진 A 씨는 7월에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으로 일하던 한 중소기업에서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병역특례 총 복무기간(3년)의 절반을 넘긴 직후였다. 복무를 시작할 때는 대기업에 갈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총 복무 기간의 반환점을 넘기면 취업 여건이 좋은 대기업 전직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자체 연구개발(R&D)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며 병역특례 연구원의 대기업행을 막아온 정부가 전직은 허용하는 방식으로 무마하려는 ‘꼼수’를 써서 벌어진 일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4일 병무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 등에서 대기업으로 전직한 전문연구요원은 △2013년 164명 △2014년 205명 △올해는 7월 말 현재 9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148명), LG(131명), SK(70명) 등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자산총액 5위 이내 대기업이 전직자 대부분을 싹쓸이했다.


전문연구요원은 주로 이공계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가 국공립 연구기관이나 기업체 부설 연구소, 방위산업체 등에서 3년간 근무하며 병역을 대신하는 제도다. 병무청은 매년 300여 명씩 대기업에 전문연구요원을 배정해 오다가 중소기업의 R&D 인력난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2013년부터 대기업 신규 배정을 중단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1년 6개월만 복무하면 대기업으로 옮길 수 있게 제도를 편법 운영해온 것. 결과적으로 대기업 신규 배정 중단 이후에도 대기업에서 일하는 전문연구요원 수는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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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반겼던 중소기업들은 울상이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전문연구요원을 활용한 중소기업을 조사해보니 10곳 중 7곳이 ‘기술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며 “그런 인재들이 1년 반이 돼 업무에 익숙해질 만하면 대기업으로 가버린다며 불만을 털어놓더라”고 전했다.

병무청 산업지원과 관계자는 “대기업 전직을 제한한다면 이공계 우수 인력의 전문연구요원 지원이 줄고,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이 오히려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초기에 대기업행을 막은 취지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병역특례 이후 취업 혜택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장병과의 형평성 문제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의원은 “신규 배정을 폐지하면서 한쪽에서 전직을 허용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며 “중소기업을 지원하려는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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