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주식-부동산 팔아 임금 올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매각차익 4900억… 문제없다”
회사는 7개 분기 연속 적자 수렁… 자산매각 통해 재무개선 안간힘

현대중공업이 아직 임금 협상을 타결짓지 못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주식과 부동산을 팔면 임금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13년 4분기(10∼12월)부터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일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해 현대중공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매도 가능 금융자산 규모는 4조5226억 원에 달한다”며 “이 중 현대오일뱅크 주식가치(장부가액)가 2조9547억 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영업과 무관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또 “매각 가능한 부동산 자산만도 5797억 원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어 “회계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매각 가능한 상장주식이나 부동산을 내다 팔면 494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했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임금인상을 들어주고도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1.13%를 가진 최대주주다.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을 팔아서라도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4일엔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자동차 주식 316만4550주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약 5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올해 임협에서 기본급 동결과 격려금 100만 원, 약정임금(기본급+수당) 100% 지급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