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농구협 부실한 운영시스템…한국농구 亞선수권 ‘예견된 6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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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농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한국남자농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예산부족 이유 지원 부족·행정력도 부재
후원 유치 위해 운영 주체 변경 검토해야


한국이 6위로 201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를 마쳤다. 남자농구대표팀은 3일 중국 후난성 창사 시티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5·6위 결정전에서 레바논에 77-78로 패했다. 대표선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남자농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코칭스태프 선임 과정에서 문제점을 노출했고, 대표팀 훈련 계획을 포함한 지원 시스템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대표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농구협회는 예산 부족뿐 아니라 행정력에서도 큰 아쉬움을 보였다. 협회는 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급한 불은 껐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대표팀 운영 시스템 전반에 관한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협회는 국제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표팀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선 미온적이었다. 항상 예산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이 때문에 필요성을 알면서도 전임감독제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대표선수들의 훈련비도 줄였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전지훈련 등도 실시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는 KBL의 도움을 받았지만, 올해부터 KBL의 지원이 끊기자 별다른 대책 없이 선수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했다.

농구 인기가 떨어지면서 협회가 대형 스폰서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예산이 넉넉지 않은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든든한 후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협회장 교체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협회보다 여유가 있는 KBL과 대표팀 운영주체를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남자농구는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국제대회에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프로농구는 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시즌 개막을 한달 여 앞당긴 탓도 크지만, 현역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사실이 개막 직전에 드러나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농구선수 출신인 방열(74) 대한농구협회장과 김영기(79) KBL 총재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 농구계 두 수장이 현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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