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달라진 주루플레이…그 중심엔 안익훈·임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일 05시 45분


LG 안익훈-임훈(오른쪽). 스포츠동아DB
LG 안익훈-임훈(오른쪽). 스포츠동아DB
“우리도 ‘다른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죠.”

LG는 올 시즌 9위에 그쳤다. LG 양상문 감독은 “성적에 대해 변명할 생각은 없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를 겪으면서 얻는 소득이 분명히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수들의 인식 변화였다. 그 중심에는 안익훈과 임훈이 있다.

LG는 세밀한 야구보다는 공격적 야구를 지향해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장 큰 구장인 잠실을 쓰면서 20홈런을 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한 방이 있는 홈런타자도 있어야 하지만 구장이 큰 만큼 거포들보다 수비, 베이스러닝이 뛰어난 선수들이 필요했다. 양 감독이 트레이드를 통해 거포형 정의윤을 내주면서 임훈을 데려온 이유다. 여기에 수비가 좋고 발이 빠른 안익훈을 배치하면서 LG의 약점이었던 외야수비가 향상됐다.

임훈과 안익훈이 불러온 변화는 외야 안정뿐이 아니었다. 최근 LG가 달라진 점은 주루플레이다. 전반기 87경기에서 66도루(7위)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9월까지 후반기 53경기에선 45개를 기록했다. 임훈, 안익훈이 테이블세터를 맡아 앞에서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역할을 한다. 양 감독은 “임훈이나 안익훈이나 발이 빠른 편이 아니지만 시도를 하게끔 독려한다”며 “도루는 반드시 빠르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타이밍만 뺏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우리 선수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뛰는 야구의 효과는 확실했다. 양 감독은 “원래 안타 3개여야만 득점이 됐는데, 이제는 안타 하나로도 점수가 난다. 또 상대팀에 뛴다는 의식만 심어주면 상대 배터리는 변화구보다는 직구 위주의 볼배합을 하니까 타자에게 더 유리해진다. 물론 아직 부족하지만, 우리도 기존과 다른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만으로도 내년에는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웃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